매일신문

2001 지역문화 결산-학술

퇴계 탄신 500주년을 맞은 올해 대구경북지역 학계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학술행사와 연구저작물 발간 등이 잇따른 한편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외국논문 표절 파동 등불미스러운 사태가 잇따라 불거지는 등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무엇보다 학계 뉴스의 머리에 오를 만한 행사는 퇴계 탄신 500주년 기념 '세계유교문화축제'. 퇴계 이황 선생의 유업을 기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마련된'세계유교문화축제'가 9월 안동에서 개최돼 한국유교문화의 세계화에 초석을 다지는 등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 이와 때맞춰 안동시 도산면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심우영)이 개관돼보다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국학연구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킨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사태'도 학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본 문부성이 중학 역사교과서 8종을 검정 통과시킴으로써 학계에서는 이들 교과서에 대한 면밀한 분석에 들어가는 등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우리 학계의 학문하기 풍토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전국규모의 모임인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에안동대 임재해 교수 등이 동참,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한국문화인류학회(회장 박현수 영남대 교수)의 제33차 전국대회가 '21세기 한국가족문화 헤쳐보기'를 주제로 지난 5월 영남대에서 열려 문화인류학의 연구 흐름과 초점을 종합적으로 분석, 토론하는 등 성황을 이루었다. 동아인문학회(회장 홍우흠 영남대 교수)의 창립도 큰 수확이다.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학계 노력의 결실인 동아인문학회의 창립은 지역을 기반으로한 국제규모의 인문학회의 창립이라는 의미와 함께 인문학의 연구풍토를 새롭게 하는데 그 뜻을 더했다. 경북대 인문대 사학과 교수.박사 졸업생 등이 창립한 문화벤처 '예그린'은 전통문화에 벤처기술을 보태는 인문학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지역 학계의 자연과학 분야 학술상 수상도 잇따랐다. 포항공대 김기문 교수(화학)가 기초과학분야 과학자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과학상인 제8회한국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같은 학교 오병하 교수(생명)가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반면 지역 대학 교수들의 공동 명의로 해외 저명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이 미국 전기전자학회 산하 통신학회의 조사로 표절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이같은 표절 사건은 국내학계의 비도덕적 관행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연구와 학문의 질보다는 양으로 측정되는 국내 학계의 업적주의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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