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순(31·대구시 서구 내당동)씨는 지난 98년 동갑내기 캐나다인 마이클 웨일런씨와 결혼해 세살바기 딸 세라를 두고 있다.
신씨는 95년 대구시공무원연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웨일런씨와 스승과 제자로 만나 가까워졌다. "왜 하필 외국인이냐"며 무조건 반대하던 부모도 이들의 사랑에 극복, 이제는 '벽안(碧眼)의 사위'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신씨는 "부부관계를 동등하게 바라보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남편을 보면서 이제껏 결혼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대구사회에도 국제결혼이 늘고 있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 유학생· 노동자들이 급증, 각국 출신들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대구사회의 외국인에 대한 문화적 장벽과 편견이 크게 풀리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경우 국제결혼이 99년 433건에서 2000년에는 560건으로 30% 가까이(127건)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추세다.
대구시내 각 구청 호적계에도 국제결혼의 혼인신고가 이어져, 서구청 경우 지난해 신고는 38건으로 전년의 17건에 비해 두 배가 넘었다.
국제결혼에 나타난 국적은 중국, 일본 등이 여전히 많지만 독일, 러시아, 호주 등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 구청 관계자의 얘기다.
이같은 추세는 외국인 입국이 급증함에 따라 갈수록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구시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대구·경북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외국인은 2만7천20명으로 전년보다 1천201명(4.1%)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제결혼을 해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년의 1천614명에 비해 10.8%가 늘어난 1천788명이다.
대구 대명동 ㅋ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결혼에 대한 상담전화가 한달 평균 3~4건 걸려온다"며 "보수적인 분위기로 인해 꺼렸던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영남대 사회학과 백승대 교수는 "세계화바람으로 외국인에 대한 문화적 장벽과 편견이 옅어지면서 앞으로 국제결혼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도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문화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말했다.
모현철기자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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