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발매하고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년 9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 무대를 연다. 전석 무료 공연이지만, 이 1시간짜리 무대가 만들어낼 경제적 파급력은 '무료'와는 거리가 멀다. 증권가와 글로벌 미디어가 내놓은 수치를 종합하면, 이번 컴백은 단일 아티스트가 창출하는 경제효과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광화문 하루, 2660억원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항공·숙박·음식·굿즈·스트리밍 등 잠재적 지출을 종합해 광화문 공연 하루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1억7700만달러(약 2660억원)로 추산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2023년 '에라스 투어' 당시 미국 각 도시에서 창출한 평균 경제효과가 5000만~7000만달러(750억~1050억원)였던 점과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이다. 입장료가 없는 무료 공연에서 이 수치가 나온 배경은 26만 인파의 체류 소비다. 경찰은 공식 좌석 2만2000석 외에 광화문광장과 숭례문, 명동 일대에 26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숙박 플랫폼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투어 일정 공개 48시간 만에 서울 방문 해외 검색량이 155% 급증했고, 6월 공연이 예정된 부산은 2375%까지 치솟았다. 검색자의 55% 이상이 3박 이상 숙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단순 '공연 관광'을 넘어 체류형 소비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앨범·투어·굿즈, 합산 매출 2조9000억원
IBK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BTS 컴백 총 매출을 2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앨범 판매량 600만장, 투어 모객 600만명, 평균 티켓가 30만원, 굿즈 평균구매가 14만원을 보수적으로 가정한 수치다. 오프라인 수용 한계를 온라인 스트리밍이 보완할 경우 상향 여지가 크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이 추산에는 근거가 있다. 정규 5집 '아리랑'의 선주문량은 1월 기준 406만장을 넘겼다. 2020년 4집 선주문 342만장 대비 19% 많은 규모이며, 4집 누적 판매가 500만장을 넘긴 전례를 감안하면 단일 앨범 1000만장 돌파 관측까지 나온다. 실현될 경우 K팝 아티스트 최초 기록이다.
월드투어 규모도 전례 없는 수준이다. 4월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전 세계 34개 도시 82회 공연이 확정됐으며, 일본·중동 추가 일정이 반영되면 총 모객은 500만명 후반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2025년 글로벌 투어 1위를 기록한 콜드플레이(59회·350만명)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66회·460만명)를 모두 뛰어넘는 규모다. 블룸버그는 확정 일정만으로 티켓·굿즈 판매 수익이 8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넘길 것으로 봤고, 추가 일정이 편성되면 스위프트의 22억달러(약 3조3000억원) 기록에 필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브 실적, 영업이익 10배 뛴다
컴백 효과는 하이브 재무제표를 통째로 바꿔놓는다. IBK투자증권은 하이브의 2026년 매출을 전년 대비 44.7% 증가한 3조8510억원, 영업이익을 1073.7% 급증한 5806억원으로 전망했다. BTS 단독 기여분만 매출 2조3000억원, 영업이익 421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5년 BTS 부재 기간 영업이익률이 1.9%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12.7%로의 회복이 예상되는 셈이다. 증권가는 하이브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IBK투자증권 42만원, 맥쿼리·노무라 45만원대, 최고치는 52만원까지 제시됐다. 26명의 애널리스트 전원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관광, '아미 지갑'을 잡아라
광화문 반경 안에서는 면세점부터 편의점까지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에 'K-WAVE 존'을 열고 BTS 굿즈를 집중 배치했고,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에 413㎡ 규모 팝업스토어를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롯데타운' 외벽을 BTS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연출했다. 편의점 CU는 광화문 인근 점포의 주요 품목 재고를 평소 대비 최대 100배 확충하고 AI 통역 서비스를 가동했다. GS25도 물량을 10배 이상 늘렸다. 중고 시장에서는 공식 응원봉 '아미봉'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최고 30만원에 거래됐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3월 '아미봉' 검색량은 전월 대비 438%, 거래액은 136% 증가했다.
관광 파급력도 숫자로 드러난다. 아시아경제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2년 보고서를 근거로 추정한 광화문 공연의 소비창출액은 최대 1조4700억원이다. 외국인·내국인 관람객의 여행 경비, 숙박·교통비, 굿즈 구매액에 각종 유발계수를 적용한 결과다. 5성급 호텔은 이미 만실, 4성급 이하 숙박료는 평소 주말의 4배 이상으로 뛰었다.
'테일러노믹스' 넘어 'BTS노믹스 2.0'으로
증권가는 이번 컴백을 단순한 아티스트 복귀가 아니라 K팝 경제 구조의 레벨업으로 읽는다. BTS가 2017~2019년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며 K팝 팬덤 유입을 이끌었던 것이 'BTS노믹스 1.0'이었다면, 군 복무 이후 더 커진 팬덤 규모와 다변화된 수익 모델(앨범·투어·스트리밍·MD·넷플릭스 생중계)을 기반으로 하는 이번 컴백은 'BTS노믹스 2.0'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가 올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주제가상 2관왕을 차지하면서 K팝 자체가 '슈퍼 IP'로 부상한 시장 환경도 순풍으로 작용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BTS 국내 콘서트 1회당 경제효과를 IP 수입과 K팝 위상 제고 등 간접효과까지 포함해 최대 1조2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현재 확정된 해외 82회 공연에 이 수치를 단순 적용하면 총 경제 유발효과는 100조원 규모에 이른다. 물론 도시별 소비 규모와 간접효과 산정 방식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가 창출한 50억달러(약 7조4800억원)의 직접 소비 효과와 비교하면 차원이 다른 스케일이다.
한 증권사 수석 애널리스트는 "BTS 컴백은 단일 아티스트 활동이 한 국가의 GDP 성장률에 체감 가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앨범과 투어, 스트리밍, 관광, 유통이 동시에 움직이는 복합 경제효과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메가 이벤트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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