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신마비 희귀병 박진식씨 시집 펴내

"분명 내게 두 손이 있지만/내 눈물조차/스스로 닦을 수 없는 나"(〈그대에게 보내는 편지1〉중).

온몸이 돌처럼 굳어가는 불치병을 앓는 박진식(34)씨. 지난해 TV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그의 병명은 체내 칼슘과다 생성이 원인인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에 의한 각피 석회화증'이란 국내 유일의 희귀병이다.

전신마비로 글조차 쓸 수 없는 그가 이번에는 시집을 내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표제는 '흐르는 눈물을 스스로 닦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명상간).

악화된 병으로 "온전하게 서지도 못하고 통나무처럼 데굴데굴 굴러다닐 수만 있지만"(〈소나기〉중) 손가락 사이에 끼운 볼펜으로, 혹은 입에 문 볼펜으로 한 자씩 자판을 두드려가며 시를 썼다고 한다.

그는 54편의 시에서 눈물조차 스스로 닦을 수 없는 처절한 절망감과 세상에 대한 그리움, 부모에 대한 미안함 등을 토로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삶의 의지를 나타낸다.

"그리움을 지새며 보내던/그 춥고 차가웠던 겨울…이젠 내 몸 속에서도/새 봄의 환희가 꿈틀댑니다"(〈새 봄의 길목에서〉중).

여덟살 때 시작된 희귀병이 점점 악화되면서 그는 초등학교를 겨우 마친 뒤 줄곧 방안에 누워 살아야 했다. 심지어는 몸 안의 석회가 살갗을 뚫고 나오는 극심한 통증을 견디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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