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가 주최한 '2002년 재경(在京) 대구.경북 신년교례회'가 9일 오후 한국언론회관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신현확 전 총리, 한완상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정재완 매일신문사 사장 등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지역출신 정.재.관.학계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지역발전과 화합과 단결에 재경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짐했다.
노 전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지난 한해동안 정치, 경제 등 어렵지 않은 부분이 없었으며 그 가운데 서로 헐뜯고 싸우고 부정한 것이 가장 가슴을 아프게 했다"면서 "대구경북 여러분이 중심이 돼, 신뢰와 화목으로 다시 한번 영광을 안겨달라"고 말했다.
문희갑 대구시장도 "올해는 우리 지역에서 대망의 월드컵과 대구국제섬유박람회가 열리는 '도전과 기회의 한해'인 만큼 부지런히 뛰고 땀흘려 대구.경북의 풍요로운 미래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의근 경북지사는 "대구.경북은 화랑정신과 선비정신, 근대화정신의 산실이며 21세기는 상생의 정신이 요구된다"며 "새해를 맞아 힘차게 도약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출향인사들이 중앙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으나 고향을 잊지 말아달다"며 "나라의 발전은 물론 지역평준화를 이루는 일에도 전력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교례회에는 이밖에 채문식.박준규 전국회의장, 김준성 전 부총리, 김동태 농림부장관, 한나라당 박근혜.강재섭 부총재, 민주당 김중권 고문, 김영수 중소기협중앙회장, 김종창 기업은행장 등을 비롯해 김극년 대구은행장, 노희찬 대구상의회장 등 지역인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대구.경북인이 중심이 돼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조국에 영광을 안겨 달라"
지난해에 이어 2002년도 재경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구.경북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때라며 개인일정 등을 이유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신년교례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는 달리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신현확 전 총리를 비롯한 참석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건강을 묻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해 신년교례회에서 '수구초심(首邱初心)'을 내세우면서 고향을 강조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지난 87년은 사회.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어렵웠던 시기였지만 대경인이 중심으로 돼 남들이 부러워 할 영광을 안았다"며 "올해도 15년전과 마찬가지로 양대선거와 월드컵 등 국가적 대사와 어려움이 많지만 대경인들이 이를 잘 극복해 역사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지역출신 인사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대학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청소부로 나왔다는 보도를 접했다"면서 "곰곰히 음미해보면 사회 지도층에게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며 각종 게이트로 얼룩져 있는 최근의 우리사회의 모습을 지적하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해는 사회가 매우 어려웠지만 그 중에도 서로 헐뜯고 싸우고 부정하는 것이 가장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신뢰와 화목이 이뤄져야 나라가 제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지역발전과 화합을'
9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02년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참석자들은 "근대화를 이끈 대구경북이 나라가 어지러울 때 다시한번 극난극복의 정신을 발휘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올해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대선 등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이 'TK결집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행사는 정치권 안팎의 상당한 이목을 끌었다.
0...이날 행사에는 노태우 전대통령과 신현확 전총리 채문식,박준규 전 국회의장 등지역원로인사뿐 아니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11대 국회의장을 역임한 채 전 의장은 그동안 공식적인 행사에는 전혀 참석하지않다가 지난해 3월 열린 5공시절 옛 민정당 출신 여야 전.현직 의원과 사무처 당직자 모임인 '평생동지회'에 참석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행사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이만섭 의장은 이날 오전 리펑(李鵬)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초청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참석치 못했다.
0...신 전총리는 축사를 통해 "올해는 난관의 한해가 될 것이지만 도전으로 이겨 나가자"며 "대구.경북이 강인한 정신으로 가장 빛나게 대처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전총리는 자신이 박정희기념사업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경과보고를 드리겠다. 지난해 말까지 박정희기념관 건설준비를 모두 완료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삽질이 시작될 것"이라며 지역인사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0...정재완 매일신문 사장은 '대구경북의 도약'을 기원했다. 정 사장은 "대구경북인은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폄하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며 "그러나 어려울 때 나라를 지켰고 오늘날 근대화의 중추역할을 한 만큼 다시 일어서자"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또 "지금 이 자리는 경쟁이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자리가 아니라 고향사람과의 반가운 만남만이 있으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도 야도 없다"고 말했다.
0...김준성 전 경제부총리와 박준규 전 의장은 건배사를 통해 지역화합과 발전을 당부했다. 김 전 부총리는 "올해는 여러 큰 일이 많은 만큼 고향이 제몫을 찾아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 계신 분들의 힘이 절대적이다"며 대구경북인들의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의장은 "나는 고향을 한시도 잊은적이 없다"며 "초야에 묻힌 나이 많은 사람이 세상이 어지러울 때 가만히 있으려는데 고향사람이 모은 자리라 건배를 제의한다"고 고함을 쳐 폭소를 낳기도 했다.
0...이날 행사는 노 전 대통령과 정 사장, 한나라당 강재섭.박근혜 부총재, 한완상 교육부총리, 문희갑 대구시장, 이의근 경북지사, 노희찬 대구상의회장, 김영훈 대구도시가스 회장 등이 지역발전을 기원하며 축하떡을 함께 자르는 가운데 향토출신 성악가 최덕술씨가 '뱃노래'와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0...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구별이 없었다. 민주당 김중권 상임고문은 한나라당 의원 일색인 행사장에서 참석자들과 악수와 담소를 나눴고 박상희 의원도 한나라당 강재섭 부총재 등과 어울려 큰 웃음을 터뜨리며 대화를 즐겼다.
0..원로들의 겸허한 처신이 행사장의 주목을 끌었다. 김수학 전 국세청장은 중앙 무대 옆에 마련된 내빈석을 "부담스럽다"며 사양했고 이상희 전 내무부장관과 이상연 전 안기부장도 행사 내내 선 채로 자리를 지켰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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