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社 내부자 거래 증거확보

'엔론사 로비의혹'이 미국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엔론의 파산 과정에 부실 회계와 함께 내부자 거래가 개재된 의혹이 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존 딩얼 의원은 14일 CBS방송과의 회견에서 "엔론의 내부자 거래에 대한 상당히 강력한 증거가 있으며 엔론이 정직하고 정확한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딩얼 의원은 위원회의 조사가 내부자 거래 혐의와 회사 주식 처분에 따른 경영진의 이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히고 "부실 회계작성에 엔론과 회계법인 양쪽 모두가 관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엔론은 지난해 12월2일 미국 기업 사상 최대의 파산을 기록하며 무너졌으며 이 회사의 장부를 감리한 아더 앤더슨 회계법인은 이미 엔론의 장부 가운데 상당한 양이 폐기됐다고 시인했다.

엔론 종업원과 소액 투자자들이 제기한 소송의 변론을 맡고 있는 윌리엄 레라크 변호사도 CNN방송 회견에서 회사측의 낙관적인 주가 전망을 그대로 믿었던 종업원과 소액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본 반면 최고 경영진 29명은 지난 1999년 이후 12억달러어치의 엔론 주식을 처분했다고 폭로했다.

엔론 종업원과 일부 소액 투자자는 엔론 최고 경영진 29명을 '불법적 내부자 거래'와 '투자자 오도(誤導)'를 이유로 이미 고소한 상태다.

앞서 헨리 웩스먼 하원의원은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엔론의 주가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린 e-메일들을 작년 8월 종업원들에게 발송한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도 엔론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발표했다. 금융위의 폴 사베인스(민주·메릴랜드) 위원장은 엔론 청문회가 다음달 12일에 열린다고 말하고 "청문회는 엔론을 비롯한 주식 공모 기업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둘러싼 회계와 투자자 보호 관련 사항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엔론 사태 조사에 착수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의회의 상임위원회는 6개로 늘어났으며 이밖에도 법무부에 의한 수사와 노동부 및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가 병행되고 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