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접근-흉터

얼굴에 상처 한번 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어린아이가 밖에 나가 놀다가 친구에게 얼굴을 손톱으로 긁혀 들어오면 너무나 속이 상한다. 손톱자국은 나은 후에도 표시가 많이 남기 때문이다.

◇ 흉터가 잘 생기는 사람은 따로 있다=피부의 진피와 피하조직은 한번 파괴되면 정상 상태로 재생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상적인 피부와 달리 광택이 있고, 멜리닌 색소를 피부에 분산시키는 물질이 정상적으로 재생되지 못해 색소침착 등이 생긴다.

그런데 같은 정도의 상처에서도 어떤 경우는 흉터가 많이 남고 어떤 경우는 거의 표시를 남기지 않는다. 또 여러 부위에 상처가 나도 부위에 따라 자국의 정도가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적 소질이다. 왼쪽 어깨에 보면 어릴 때 예방주사 맞은 자국이 있다.

어떤 사람은 흔적만 있고 어떤 사람은 불룩하게 튀어 올라와서 보기 흉하다. 또 귀걸이를 하기 위해 귀뚫이를 한 경우 상처가 깨끗한 사람도 있고 콩알처럼 큰 단단한 붉은 살이 부풀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흉이 크게 남을 가능성이 많다.

◇ 흉터가 잘 남는 부위=눈꺼풀, 결막, 입술이나 구강내 점막부위, 손발바닥등에는 비교적 흉이 적게 생긴다. 그러나 등, 코끝, 이마, 볼처럼 피부가 두껍고 피지선의 활동이 많은 부위에는 흉터나 수술후의 실밥자국도 크다. 어깨와 가슴은 지속적으로 움직여 상처에 긴장이 많이 되어 불룩한 흉이 잘 생긴다. 특히 가슴이 큰 여성은 피부긴장이 많아 더 큰 흉터가 생긴다.

나이도 중요하다. 어릴 때는 흉터가 많이 남고 노인인 경우 상처가 나은 후 흉이 적다. 장년이나 노인은 피부 긴장이 적고 좀 늘어진 상태여서 상처 치유과정에서 콜라겐의 양이 적게 요구되고 피지선의 활성도 낮아 흉터가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다. 반면 어린이는 상처의 붉은 색도 오래 가며 흉터의 자국도 많이 남는다.

◇ 흉을 남기지 않으려면=상처가 난 직후부터 적합한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흔히 손톱에 긁힌 경우 딱지가 빨리 앉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딱지가 생기면 오히려 흉터가 두드러지게 남는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벗겨진 피부를 대신하는 특수한 투명 반창고를 사용한다. 반창고에는 아주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고 피부재생에 좋은 재료들이 있어 딱지가 생기지 않으면서 피부가 재생되도록 한다. 어린이가 얼굴을 손톱으로 긁혀 상처가 생기면 딱지가 생기기 전에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부가 찢어져서 깊은 상처가 생긴 경우는 사고 당시 봉합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흉터가 남는 정도가 다르다. 피부만 간단히 봉합한 경우는 실밥을 제거한 후에 점점 상처가 넓어져 굵은 흉터가 남게 된다.

피부속을 일차로 봉합한 후 피부표면을 다시 봉합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실밥을 제거후에도 수개월간 피부를 테이프로 고정해 두면 훨씬 결과가 좋아진다.

◇ 치료가 어려운 켈로이드=상처가 나은 후 불룩하고 보기 싫게 단단한 붉은살이 차서 부풀어 올라 좀처럼 가라 앉지 않는 경우가 있다.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다.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발생부위에 장력이 커져서 피부에 긴장이 많이 생기면 콜라겐의 합성이 필요이상으로 일어나서 부풀어 오르게 된다.

비후성 반흔은 1,2년 정도가 지나면 서서히 가라앉아 평평하게 되지만 켈로이드는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불룩하게 되고 본래의 손상부위보다 더 넓어지고 가렵거나 아플 수도 있다.

특히 앞가슴 상부에 발생한 여드름이나 수술자국을 소홀히 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등 위쪽, 어깨, 귀에 흔하다.

켈로이드는 치료가 상당히 어렵다.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은 채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면 더 큰 켈로이드가 발생한다. 병소 부위에 트리암시놀론을 주기적으로 주사하면 불룩한 병변이 가라 앉게 된다.

그러나 붉은 색은 호전이 잘 되지 않는데 이럴 때는 붉은 병소를 치료하는 레이저를 사용한다. 실리콘 시트를 붙이거나 냉동요법, 인터페론주사, 방사선치료, 레이저 치료도 사용된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김동석원장(고운성형외과와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