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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공간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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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170만년 인류 역사상 인간이 최초로 지구 환경 밖으로 비행해 나간 '아주 특별한' 세기이다. 그 특이한 체험을 한 사람은 미국의 에스트로넛과 소련의 코스모넛(미국과 소련은 같은 우주비행사를 달리 부른다)을 포함해서 모두 100여명. 이 소수의 인류인 우주비행사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고, 그들의 의식은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우주에서 돌아온 뒤 미국국립항공우주국(NASA)을 그만두고 전도사가 된 제임스 어윈은 신과의 만남을 이렇게 증언한다. "지구의 아름다움은 그 곳, 오직 그 곳에만 생명이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것이리라. 내가 바로 그 곳에서 살아왔다.

저 멀리 지구가 오도카니 존재하고 있다. 다른 곳에는 어디에도 생명이 없다. 자신의 생명과 지구의 생명이 가느다란 한 가닥실로 연결돼 있고, 그것은 언제 끊어져 버릴지 모른다.

둘 다 약하디 약한 존재이다.이처럼 무력하고 약한 존재가 우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의 은총이라는 사실을 아무런 설명 없이도 느낄 수 있었다". 어윈과는 정반대로 신앙심이 깊었던 버즈 앨드린은 귀환 후 정신이상을 일으켜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일본의 논픽션 작가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우주로부터의 귀환'(청어람미디어, 1만2천원)은 이처럼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한 소수의 인류인 우주 비행사들의 내면에 관한 책이다. 얼마전 일본에서 덕혜옹주에 대한 꽤 괜찮은 책이 출간된 적도 있지만 세부전공자가 많은 일본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1981년, 4개월여에 걸친 취재준비 끝에 미국 현지에서 혼자 우주 비행사들을 직접 취재한 르포를 '중앙공론(中央公論)'지에 연재한 후 1983년 1월 책으로 출간했다. 책이 출간됐을 당시만 해도 일본 독자들에게 다치바나는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의 범법 행위를 파헤친 논픽션 작가로 알려진 상태였는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계속해서 스테디셀러가 됨으로써 대중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우주 비행사의 결혼 생활, 돈 문제같은 세속적 고민을 비롯해 종교문제 등이 그들의 직업적인 생활과 함께 생생하게 전달된다.

지구를 떠나보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과 지구와의 총체적 관계, 지구인이라는 자기 의식, 조화가 내재된 우주, 정치.종교.사상의 대립과 분쟁의 어리석음 등이 공감을 자아낸다.

이 책 머리에 쓰인 유진 서넌의 경구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를 제대로 알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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