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 BBC 한국전 미군 범죄 고발 "모든 피난민 사살"

영국 BBC방송은 1일 밤 9시(현지시간)부터 50분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전쟁범죄 행위를 고발하는 프로그램 '전원 사살(KILL'EMALL)'을 통해 지난 50년 7월26일 한국내 미군 최고사령부였던 미8군이 모든 한국 민간인에 대한 정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미8군이 "모든 피난민의 전선통과를 불허한다. 모든 한국인의 이동을 즉각 정지한다"는 명령을 내렸고 바로 이날 첫 민간인 학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방송은 노근리에서 400여명의 피난민이 일부는 다리 위 철길에서, 다른 일부는 미군기의 기총소사를 받고 사망했으며 그후 3일간 철교 밑에서 학살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생존자 양해찬씨는 "다리 밑은 모래와 자갈이었으며 사람들은 맨손으로 숨을 구멍을 팠다. 어떤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바리케이드처럼 쌓아올려 총알받이로 삼고 그뒤에 숨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존자들의 주장은 당시 노근리에서 피난민에게 사격을 가했던 미육군 제7기병연대 참전용사 35명의 증언으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방송은 말했다.

AP통신의 보도 후 미 문서보관소에서 피난민 사살명령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문서들이 더많이 발견됐으며 이 문서들은 노근리 사건 이후에도 미국 지휘관들간에 피난민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확산됐음을 보여준다고 방송은 말했다.

지난 50년 8월 낙동강을 건너는 피난민에 대한 사살명령이 있었고 같은 달 미제1기병사단(제7기병연대의 상급부대) 사단장 게이 장군은 포병대에 민간인들을 조준하라는 명령을 실제로 내렸다고 방송은 말했다.

또 51년 1월에도 미8군은 한국내 모든 부대에 피난민은 폭격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화력으로 공격하라고 지시했다고 방송은 말했다.

이와 함께 노근리 이외에 새로운 민간인 학살사건들도 밝혀졌다고 방송은 말하고 개전 6주 후인 지난 50년 8월10일 마산 근처 고간리에서 이씨 문중사람 82명이 문중사당으로 피신했다가 24시간만에 미 제25보병사단에 의해 전원 피살됐으며 이중29명이 10세 이하의 어린이였다고 전했다.

또 50년 9월1일 포항 인근의 해안에서는 미 해군함정이 40분간 1천여명의 피난민을 향해 발포, 400여명이 살해됐고 50년 7월과 8월중 수십개의 마을에서 흰옷 입은 사람들에 대한 미군기의 저공 기총소사가 반복됐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방송은 말했다.

방송은 한국 국방부는 미군에 의한 민간인 사살사건을 모두 61건 기록하고 있으나 미국은 지난해 이중 1건만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공군이 육군의 요청으로 민간인에게 기총소사를 가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들도 발견됐다고 방송은 말했다.

당시 터너 로저스 공군대령은 노근리 사건 전날 작성한 메모에서 "육군은 아군진지에 접근하는 것으로 보이는 피난민 행렬에 기총소사를 요청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육군의 요청에 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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