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젊은층 돌연사 '유전적 심장병' 때문

우리나라 젊은층의 돌연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처럼 스트레스나 과로가 아니라 유전적인 심장관련 요인이 대부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유전적 '돌연사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 예방적 치료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북대병원 조용근 교수(순환기내과)는 1999~2000년 경북대 법의학교실에서 실시한 부검 579례 가운데 35세 이하로 운동과 관련없이 급사한 38례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사망 원인이 유전성을 띠는 심장관련 질환이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부정맥야기성 우심실 이형성증이 42%로 가장 많았으며, 심근염과 급성심근경색증이 각 11%, 폐동맥색전증 8%, 비후성심근증 5%, 대동맥파열과 대동맥판막협착이 각 3%였다. 나머지 18%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우심실 이형성증 환자의 44%는 수면 중에 사망했으며 근무 중에 사망한 경우는 25%, 목욕중 사망이 13%, 운전.식사.기도중 사망이 각 6%였다.

조 교수는 "중장년층 돌연사의 원인은 대부분이 관상동맥질환이지만 어린이나 젊은 성인의 돌연사는 선천성 혹은 유전성 질환과 감염이 원인"이라며 "지금까지 젊은층의 운동중 급사의 원인으로 생각됐던 부정맥야기성 우심실 이형성증이 이번 조사에서는 운동과 무관한 경우에도 돌연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이 35세 혹은 40세 이하에서 급사한 경우 △ 잘 치료되지 않는 간질이 있는 경우 △ 운동중이나 운동 직후에 의식을 잃은 경우 △ 큰 소리나 스트레스에 의식을 잃은 경우

△ 일반 심전도상에서 QT간격이 길어져 있는 경우 △ 흔하게 쓰는 약물을 복용한 후 심실성부정맥을 겪거나 의식을 잃은 경우 △ 간단한 수술후 사망한 경우 △ 수영을 잘하던 사람이 익사한 경우 △ 영아돌연사증후군이 있었던 경우는 본인이나 가족 등이 '돌연사 고위험군'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돌연사 고위험군에 해당되면 부정맥유발검사 등으로 돌연사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하고 약물치료를 받거나 제세동기(심장마비 방지 장치)나 심박동기를 체내에 삽입하면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지방의 35세 이하 젊은층의 돌연사 빈도는 인구 백만명당 6.5명으로 매년 34명 정도가 돌연사하고 있으며 부검을 하지 않은 경우를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조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아시아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심장학회에 보고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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