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장보고-주인바뀐 골프장들

IMF사태 이후 심각한 경영난을 맞았던 경북도내 2곳의 골프장이 주주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회생하고 있다. 경주 신라CC(옛 조선CC)와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파미힐스컨트리클럽(옛 경북골프장)이 그 주인공.

두 골프장은 경영부실과 모기업 도산을 이유로 활로가 불투명했지만 주주들이 적극 나서 골프장을 살린 것이나 법원 경매에 나서 경락받은 것, 나란히 새 이름을 걸고 정상화에 나선 것 등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주 신라CC

경주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돼 인수한 신라CC는 경영 부실로 어려움을 겪은 곳.모기업인 라이프그룹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선호텔,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던 신라CC는 매각이 진행되자 지난해 1월 주주들이 힘을 합쳤다.

손영태 경주상의회장을 주축으로 옛 조선CC인수위를 발족시키고 2천938명의 회원 중 2천497명이 인수위에 참여해 개인 3천만원, 법인 6천만원의 출자금을 냈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으로 지난해 4월 법원 경매에서 770억5천190만원에 낙찰받았다.

낙찰이 지지부진하자 일부 주주들은 출자금 반환요구를 하고 낙찰 뒤에도 이사자리 다툼이 벌어지는 등 내홍을 겪었으나 이런 갈등이 극복되자 곧 정상 궤도에 올랐다.

신라CC는 어렵게 회원들이 인수한 만큼 철저한 주주회원 중심을 표방하고 있다.지난 1일부터 주주회원 그린피를 5만원에서 3만원으로 내렸고 회원의 날외의 주말.일요일도 회원 중심으로 운영키로 해 비회원은 평일이 아니면 라운딩하기가 힘들 전망이다.

회원 권리가 확실히 보장되자 인수후 4천500만원선이던 회원권이 7천만원까지 올랐고 연말쯤이면 1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회원제 운영 강화는 상대적으로 비회원들의 라운딩 기회를 없애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많은 불편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라CC 이종구 실장은 "완전 회원제 운영으로 비회원 휴일 골프장 이용은 거의 불가능 하게 됐다"고 말했다.

▨칠곡 파미힐스컨트리클럽

(주)보성의 계열사로 파미힐스 골프장의 경영주인 매원개발주식회사는 지난해 2월 대구지법 파산부에 의해 모기업과 함께 파산했다. 법원 관재인들이 파견됐고 1993년 골프장 등록당시만해도 7천500만원까지 거래됐던 회원권은 1천만원대까지 폭락했다.

1년여 동안 법정관리 끝에 이 골프장을 회생시킨 것은 3천여명의 회원들.파산선고에 앞서 2000년 11월 회원들은 협의회인 (주)한길 (공동대표이사.김문배 권영하)을 발족시켜 골프장 회생에 나섰고 지난해 10월에는 455억800만원에 법원으로부터 경락받았다.

회원협은 지난해 연말 총회에서 골프장 명칭을 옛 왜관읍내를 가로질러 흘렀던 파미천에서 따 '파미힐스컨트리클럽'으로 바꾸고 오는 10일 재개장을 위해 3억원을 들여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54명의 직원과 136명의 경기보조원들도 새로 뽑아 재개장 준비를 하는 한편 조만간 회원중 선거를 통해 3명의 공동대표이사 등 임원진을 선발하고 3월 말쯤 주주총회를 열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박찬석 운영부장은"파미힐스컨트리클럽은 회원 3천명이 모두 주주로 구성돼 골프장내 잔디 한포기라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그동안 중단됐던 추가 18홀 조성공사 등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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