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에 내렸던 두꺼운 어둠은 새벽이 되자 밝은 햇살에 자리를 물려주고 뒤로 물러 앉았다. 새벽은 어둠을 툭툭 털고 일어나서 여기저기에 남아있는 어둠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지우기 시작한다.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이렇게 자연의 법칙은 어김없이 규칙적이고 반복적이다. 그러나 인간사회는 개개인의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의 흐름과 같이 양보나 배려가 때때로 무시된다.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어린아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서서히 자리나 위치에 따라서 서열이 정해져 가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과장이니, 부장이니, 사장이니 하면서 또 다른 사회적 이름이 불리어진다. 그리고 그 지위만큼이나 대우도 뒤따른다. 이때는 개인적 교양은 일단 뒤로 밀린다.
마르크스는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고 했다. 존재와 의식의 관계에서 사회적 존재에 걸맞게 의식이 따라야지 하나의 성숙된 인격체로 가치를 부여 받는데 현실은 그렇치 못한 경우도 있다. 자신이 어느 정도 무지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지위'라는 앞뒤를 가리지 못해 웃음거리가 되곤 한다. 작가 윤흥길은 '완장'이라는 소설에서 인간의 허위의식을 완장에 투영시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넓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어쩌면 제한된 공간과 한정된 시간속에서 살고 경험한다. 자신을 들풀처럼 낮추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하다. 헝가리 철학자 게오르그 루카치는 "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토끼가 가장 부족한 점은 자신이 평지에 사는 코끼리보다도 크다고 착각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 겸손하자.
이동성(대구과학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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