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중고교 연극과목 채택 난항

초.중.고교의 연극교과목 개설, 과연 가능할 것인가? 연극인들이 연극 부흥을 위한 초특급 호재로 삼고 있는 초.중.고교의 연극 교과목 개설이 험로를 걷고 있다.

한국연극협회(이사장 최종원.대구과학대 교수),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회장 신일수),한국교사연극협회(회장 계성환) 등 3개 단체로 구성돼 지난해 4월 발족한 '연극 교과목 개설 특별대책위원회(이하 특대위)'가 밝힌 최근 추진 경과에 따르면 연극이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 선택과목의 하나로 포함됐음에도 전국 2개 학교만이 '재량선택' 과목으로 결정하고 전국 16개 지역 31개교를 올 교사지도 연극 특별활동 시범학교로 지정하는 데 그쳤다는 것.

특대위에 참여중인 가야대 표원섭 교수는 "전국 연극영화학과가 전문대를 포함하면 50개가 넘고 입시땐 평균 10대1의 경쟁률을 상회하고 있다"며 "연극영화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짐짓 모른체 하고 있는 주위 환경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지금까지 중등학교에서 연극영화를 동아리(특활)활동으로만 해 연극영화과를 지망하는 고등학생들은 실기와 이론 등을 배우기 위해 한달에 100~150만원씩 사교육비를 들이고 있는실정"이라며 "그나마도 제대로 배우지 못해 대학에 들어와 연기를 교정해야 하고 이 때문에 이중, 삼중의 비용이 들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성과가 전무한 것만은 아니다. 그간 특대위는 현직 교사 중 연극반 지도교사, 연극.영화 관련학과 졸업생 중 교사자격증 취득자, 교육자 연수를 받은 현역 연극인 등을 교사로 활용하는 교사 수급안을 마련하는 한편 초.중.고 표준교재도 집필, 이달말 출간하는 등 준비를 끝냈다.

그러나 향후에도 선택교과 선정 문제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먼저 한 뒤 학교장과 교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교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도록 돼 있어 사실상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연극 교과목의 필요성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 스스로의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적극적 의지 없이일선 학교에서 이를 채택하기는 어렵기 때문.

지난해 최종원 한국연극협회회장이 당시 한완상 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와 담판을 벌였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연극이 초.중.고 선택 과목으로 안착하기에는 안타깝게도 첩첩산중의 현실적 가시밭길이 드리워져 있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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