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안면경련

50대 여성 김모씨는 4년전부터 어쩌다가 한 번씩 좌측 눈 아래가 떨렸다. 피곤해 그런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눈 주위 떨림의 정도와 빈도가 심해지더니 점점 입까지 내려왔다. 모르는 사람을 대하거나 긴장했을 때는 이런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얼굴 한쪽이 씰룩거리며 이상한 표정을 짓게 되거나, 얼굴을 보기 흉하게 찡그리게 되는 것을 안면경련이라고 한다. 안면신경이 지배하는 눈 주위와 입 주위 등 얼굴 한쪽에 오는 불규칙적인 근수축이 일어나 생기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래 눈꺼풀에서 시작하여 윗눈꺼풀까지 씰룩씰룩거리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뺨으로 퍼져 입이 조여지기도 하고 심해지면 눈꺼풀이 당기게 된다.

이런 경련은 긴장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오거나, 피로하거나, 잠이 부족하면 심해진다. 경련이 있는 쪽 귀에서 '짤가닥' 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청각이 약해졌다고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안면 경련은 왼쪽 얼굴에 훨씬 자주 나타난다. 자세에 따라 변하기도 하는데 누워있으면 상태가 호전되지만 근육의 수축은 수면 중에도 계속된다. 통증은 없지만 머리가 무겁고 개운하지 않고, 쉽게 피로해지며 목이나 어깨가 결리기도 한다. 안면경련은 주로 40, 50대에 나타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생긴다.

안면경련은 뇌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흐르면서 안면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안면신경과 너무 가깝게 자리잡은 혈관조직의 자극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물지만 유전적 요인이나 소뇌교 종양에 의해 안면신경이 압박받기도 하며, 안면신경이 나오는 뇌간의 구조적 손상이 반측 안면경련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반측안면으로 진단을 받으면 뇌혈관기형, 뇌종양, 뇌간의 손상 등의 원인질환을 찾기위한 MRI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안면 경련 치료법 가운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보툴리눔 독소 주사 치료다. 보톡스라는 독소를 경련이 일어나는 얼굴 근육에 국소 주사하여 잘못된 신경 신호의 전달을 차단해 근육이 수축하지 못하게 해 증상을 없애준다. 그러나 약효가 떨어질 때 마다 몇개월단위로 다시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통증학자인 와카스키가 창안한 안면신경 천자압박도 사용되고 있다. 귀 뒤쪽으로 차단침을 삽입하여 안면신경이 뇌에서 나오는 입구에서 신경을 40분~1시간 정도 압박하는 것으로 전신마취가 필요없고 시술이 간단하다. 수술로는 머리를 열고 혈관의 압박을 없애주는 신경 감압술이 있다.

어느 방법이든지 장, 단점이 있고 재발률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해 가장 알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박찬홍원장(방촌연합재통의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