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또 다른 속설, '중.고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망한다'.그럼에도 이른바 '1318세대'를 겨냥한 '하이틴무비'가 쏟아져 나온다.
'1318'은 13세부터 18세까지의 10대를 일컫는 말. 이들의 감성과 고민을 떠안을 수 있는 다양한 영화가 올 한 해 스크린을 수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화산고'로 문을 열더니 '턴-잇 업', '일단 뛰어', '몽정기''해적, 디스코왕 되다', '남자, 태어나다', '품행제로'가 개봉 대기 중이거나 제작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하이틴 무비는 70년대 '고교얄개'(석래명 감독)가 크게 히트친 뒤아류작이 25편이나 쏟아지며 한 흐름을 이뤘지만 80~90년대 들어와 정우성을 스타 대열에 올려놓은 98년작 '비트'나 공포영화 '여고괴담'시리즈를 빼면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었던게 사실.
또 이 때엔 강우석 감독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89년)나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90년)같은 획일화된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과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10대를 주인공으로 한 고교생 영화가 주류를 이뤘다.
그럼에도 충무로가 하이틴 영화에 재도전하는 이유는 뭘까.이에 대해 "한국 영화 관객층이 넓어지면서 이젠 10대 관객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특히 근래에 일본 만화 학원물이 국내로 쏟아져 중고생들에게 인기를 끈 것도 하이틴 영화 제작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하이틴 영화들이 과거와 달리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엽기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가상고등학교가 무대인 무협물 '화산고' 학생이 제 손으로 직접 악당 교사를 '처치'하기에 이르고 있고 비리 사립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두사부일체'에서 여주인공 '윤주'(오승은)는 밤만되면 돈을 벌기위해 술집 '호스티스'로 나서는 여고생으로, 현재 촬영중인 '일단 뛰어'(감독 조의석)에서 권상우는 '호스트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밤마다 '언니'들에게 시달리는 고등학생으로 나온다.
영화장면에서의 '일탈'이 자칫 일반화된 현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기우다. 물론 암울한 10대의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TTL소녀' 임은경이 출연할 '품행제로'(감독 조근식)는 80년대를 무대로 18세 여고생의 성장과 사랑을 유쾌하게 그리며, 임창정.양동근 주연의 '해적,디스코왕 되다'(감독 김동원)는 80년대 달동네를 무대로 첫사랑을 구하기위해 디스코대회에 출전하는 고교생 3명의 활약을 다룬다.
그런가하면 '남자, 태어나다'(감독 박희준)는 권투 특기생으로 대학에 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몽정기'(감독 최화진)는 사춘기소년들의 성적 체험과 환상이 주를 이룬다.
또 25일 개봉한 '턴잇업'(감독 강용규)은 청소년들의 힙합에 대한 열정을 그린 댄스영화다. 항시 걱정은 충무로의 속설을 깨보겠다는 일부 감독과 영화인들의 '과도한' 의욕이다.
배홍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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