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드라마 연출한 동양
동양의 우승은 만화나 영화에서 나올 법한 극적인 한편의 드라마였다.최근 3시즌동안 꼴찌-8위-꼴찌를 반복, 만년 하위권 팀으로 전락한 상태에서 거둔 우승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값진 성과였다.
시즌 개막전 대부분의 농구 전문가들은 동양이 중하위권 전력으로 잘 하면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동양은 이를 비웃듯 1라운드부터 7연승 행진하며 마지막까지 상위권을 유지했다.
시즌 중반 인천 SK, 서울 SK와 1위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였으나 상대 팀들이 용병들의 부상으로 스스로 주저앉아 5경기를 남겨놓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짓게 됐다.
동양은 '베스트 5'의 조화로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동양은 올 시즌 우승의 걸림돌이 됐던 포인트가드 부재, 용병 농사 실패, 전희철-김병철의 부조화 등 '모래알'같은 팀워크를 일시에 해소했다. 주전선수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포지션에서 최고가 됐다.
우승의 주역은 팀의 취약점이었던 포인트가드 부재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한 새내기 김승현이다. 신인다운 패기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 등 이율배반적 장점을 고루 갖춘 김승현은 어시스트와 스틸에서 선두를 달리며 꽉 막혔던 동양 코트에 볼이 돌게 만들었다.
여기에 올시즌 새로 동양 유니폼을 입은 마르커스 힉스와 라이언 페리맨은 각각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데다 성실함까지 갖춰 그동안 용병 덕을 못보던 동양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그동안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에 부끄러운 성적을 냈던 '에어본' 전희철과 '피터팬' 김병철의 부활도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전희철은 필요할 때마다 한방을 꽂아넣는 해결사 역할을 자임했고 김병철은 정확도 높은 외곽슛으로 동양을 내외곽이 균형을 갖춘 무서운 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특별한 부상 없이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친 덕분에 동양은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프로 출범 때부터 동양의 벤치를 지켜온 김진 감독은 "자신감만 찾으면 우승할 수 있다"는 선수들에 대한 철저한 신뢰로 올 시즌 결실을 봤다.
동양은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진정한 챔피언으로 등극할 태세다. 특히 동양은 용병과 토종 모두 20대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어 앞으로 수년간 정상권 팀으로 군림할 전망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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