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철강규제' WTO 제소 검토

정부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수입철강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한 것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외교통상부는 6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결정한 8~30% 수준의 관세부과조치는 과도한 수입제한 조치인 만큼 전체 철강 수출의 15%를 미국시장에 의존하는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도 성명을 통해 "자유롭고 공정한 철강교역을 저해하는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WTO 규범에 맞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WTO 제소를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와 산자부는 WTO 세이프가드협정 12조3항에 따른 공식 양자협의를 조만간 추진하는 한편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철강생산국과의 공조 아래 WTO 분쟁해결절차를 통한 해결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미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도금강판 등 대부분 판재류에 대해 30%, 강관 및 스테인리스 제품에는 8~15%의 고율관세를, 슬라브에 대해서는 관세할당을 적용키로 하는 한편 적용품목에 대해 수입허가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한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유럽국도 강력 반발, 국제적인 철강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유럽 등 철강수출국들은 미국의 일방적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해 집단 제소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등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품목에 따라 최고 3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지난해에만 210만t 10억달러 어치를 수출하는 등 철강재의 대미(對美)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계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또 미국의 이같은 조치를 피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철강 생산국들이 시장 다변화를 시도, 유럽과 동남아 등 기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장기 불황에 시달려온 국내 철강재 업체들은 시장축소와 채산성 악화라는 두가지 악재에 시달리게 됐다.

포철은 이번 미국의 조치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할 전망이다. 포철 관계자는 "대미 수출량이 80만t 내외(수출 점유율 10% 가량)지만 직접 수출보다는 미국 현지법인인 UPI사를 통한 내수판매 형식이어서 이번 조치의 직접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철은 올해 수출 목표치 620만t 가운데 일본 172만t, 동남아 110만t, 중국 181만t 등을 예상하고 있는데 일본과 유럽지역 철강업체들이 동남아와 중국으로 시장을 확대하려 나설 경우 목표달성에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포철을 제외한 다른 강관, 강판 등 제조업체들도 수출 및 생산차질이 예상되고 있으며 이들 업체들은 소재를 포철에서 공급받아 자사제품을 생산하는 임가공 형태여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영향을 끼치는 시기만 달라질 뿐 국내의 모든 업체들에게 충격파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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