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호 내일 튀니지전

한국 축구대표팀이 13일 밤 11시 튀니스 엘 멘자 올림픽경기장에서 2002 월드컵축구 본선 H조의 튀니지와 유럽전지훈련 첫 평가전을 갖는다.

양팀 모두 일부 주전들이 제외됐지만 튀니지는 지난달 끝난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결장했던 골잡이 지에드 자지리(ES사헬)를 불러들이는 등 공격력을 보강, 한국으로서는 홍명보(포항)가 가세하면서 재편된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을 점검하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수비진은 8개월여만에 복귀한 홍명보가 김태영(전남), 최진철(전북)과 발을 맞춘다.이들은 모두 서른을 넘긴 노장들로 노련미를 인정받지만 조직력을 다질만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기존 송종국 중심의 수비라인을 능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멀티 플레이어' 송종국은 이번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 수비와 공격간의 가교 역할을 시험받는다. 그동안 중앙수비와 오른쪽 사이드어태커, 플레이메이커 등에 두루 기용됐던 송종국은 지난 1월 골드컵 미국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적이 있다.

공격진은 이동국(포항)을 정점으로 이천수(울산)와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 또는 차두리(고려대)가 좌우에 포진,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 8경기에서 4실점만 허용한 저력의 수비를 상대로 골가뭄을 해결할 비책을 찾는다.

지난달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부활의 몸짓을 보인 이동국은 이번 전훈에서도 히딩크 감독의 '킬러 만들기' 특별과외를 받으며 '어슬렁거리는 공격수'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또 부상에서 복귀한 이천수 역시 그간의 부진을 털고 주전자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합류, 출전기회를 잡은 안정환도 히딩크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는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에 맞설 튀니지는 유럽 빅리그에서 활동중인 스타플레이어들이 제외됐지만 지난 월드컵 예선에서 5골을 뽑아낸 젊은 골잡이 자지리가 가세해 무시할 수 없는 공격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랫동안 팀을 떠났던 미드필더 스칸더 수아야를 다시 합류시키는 등 새롭게 팀을 꾸려 네이션스컵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전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수비진에서도 주전 골키퍼 우아에르(제노아)를 비롯해 하템 트라벨시(아약스), 무니르 부카디다(만하임) 등 유럽파가 빠졌지만 에미르 음카데미(ES사헬), 카에드 바드라(ESP.스포르티베) 등 주전들이 버티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