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현장에 인력난

해빙기를 맞아 관급 공사의 발주물량이 늘어나고 아파트 신축 공사도 잇따르고 있으나 건설업체들은 노임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는데도 불구, 현장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농사철이 곧 시작되는데다 지방선거도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건설업체들의 현장 인력난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경북도내에서는 지자체들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관급공사의 발주를 앞당겨 영주시의 경우올해 계획된 공사의 38.5%인 41건, 봉화군은 33%인 97건을 이미 발주했다.

또 군위군은 계속 사업을 포함, 1백여개의 관급 공사가 현재 진행중이며 영덕군은 올해 계획된 총 276개 지구 공사의 90%를 상반기내에 발주하는등각 시군마다 크고 작은 공사가 활발히 재개되고 있다.

이와함께 주택 경기 호전에 힘입어 칠곡군의 경우 2개 아파트 단지의 공사가 재개되는등 아파트신축 공사 역시 잇따라 건설 현장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해 건설 현장마다 충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영덕군의 경우 일용직마저 구하지 못해 포항의 인력 공급업체를 통해 충원에 나서는 형편이다.

ㅅ건설 현장소장 황보 승(43)씨도 "농업기반시설공사의 경우 영농기 이전에 꼭 마무리를 해야하지만 현장 인력난으로 공사가 지연돼 공기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건축자재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빌라 건축 붐이 일고 있는 경주지역에는 최근 2, 3년 사이 상당수 인력이 외지로 떠나 일손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데다 타일, 욕조 등 건축자재 주문이밀려 업체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이처럼 인력난이 가중돼다보니 지역과 숙련 정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인부들의 노임도 크게 올랐다.

일용직 잡부의 경우 지난해 4만∼5만원이었지만 요즘은 5만∼6만원을 줘도 쉽게 구할수 없고 하루8만∼9만원이던 목수, 미장공.석공 등은 최저 10만원에서 최고 20만원까지 크게 올랐다.못빼기작업 등 여성들의 단순작업 인건비도 하루 3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천원 정도 올랐다.

건설업자 박모(38.현동면)씨는 "잡부 인건비가 관급공사 설계상으로는 전년에 비해 5천원이 오른 4만1천원이나 실제로는 5만5천원을 준다"며 "목수는 정부 노임단가 5만원보다 3만원을 더 주어야 인력을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 현장에 이처럼 심각한 인력난이 빚어진 것은 외환 위기 이후 건설 경기가 오랜 기간동안 크게 위축되자 기술 인력들이 타 직종으로 많이 옮겨간 때문.

게다가 젊은층의 3D 기피현상이 갈수록 더해 험한 공사판에서 일을 배우려는 젊은 사람 찾기는 무척 어려운 실정이다.

또 농촌지역은 특성상 석공.목수 등 전문인력이 절대 부족, 대구 등 대도시 인력시장.용역회사에서인력을 공급받아왔지만 도시 노동자들이 교통이 불편한 농촌지역 건설현장을 외면하고 있어 인부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진영종합건설(주) 이상무 부장은 "딸기 등 특용작물 수확이 시작된데다 다음달부터 농번기가 시작되면 일손구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지방선거와 관련, 손쉬운 선거운동으로 인력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노임도 훨씬 뛸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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