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3학년도 대입 전형-수능성적 여전히 당락 절대적 잣대

2003학년도 대입 전형계획이 발표되자 수험생들은 또다시 대혼란에 빠졌다. 교차지원을 노리던 학생들은 넋을 잃은 채 갈팡질팡하고 있고, 수시모집을 노리고 있는 학생들은 한번 합격해버리면 정시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에생각을 더욱 신중히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대학마다 전형 방법이 다르고 전형 요소별 적용 방법이 달라서 일부 수험생들은 밑도 끝도 없이 불확실한 정보 사냥에 나서고 있다.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입시요강을 차근차근 분석해 보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일단은 수능 고득점을 위한 대비를 착실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수능시험에서 고득점하지 않고서는 수시든 정시든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수능 비중 더 커져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다. 그 중에서도 수능성적은 절대적인 잣대가 된다.2003학년도 전형계획을 살펴보면 수능 성적은 모든 전형 요소를 통틀어서 그 비중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우선 수능 등급은 수시 모집에서 연세대 등 31개 대학이 최저 학력 기준으로 삼고 정시 모집에서는 포항공대 등 16개 대학이 지원 자격으로 활용한다.

의학 계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건양대, 경원대, 동신대, 세명대, 을지의대, 조선대, 중앙대, 포천중문의대 등이며 정시에서는 경희대, 서남대, 인하대, 포천중문의대 등이다.

또한 정시에서는 모든 대학이 수능 총점이나 3, 4개 영역을 합산하여 적용한다. 서울대(2003학년도 미발표)처럼 정시 모집에서 수능 성적을 지원 자격으로만 활용하는 대학도 1단계는 수능 성적만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하기 때문에 수능의 비중은 절대적이다.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을 다단계로 적용하는 경우에도 일정 단계에서는 수능 성적을 합산하여 적용하기 때문에 그 비중이 여전히 크다.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외형 반영 비율은 평균 39.42%로 지난해 40.67%보다 다소 낮아졌다. 모든 수험생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기본점수를 뺀 실질 반영 비율은 평균 8.78%로 지난해 9.69%보다 0.91% 포인트나 낮아졌다.

정시모집에서 대부분 대학들이 교과 성적 위주로 학생부를 반영하지만 전 과목보다는 일부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들이 많다. 석차 백분율 대신 평어(수, 우, 미, 양, 가)를 반영하는 연세대, 고려대 등의 경우는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이 더욱 낮아, 일부 대학(서울대)을제외하고는 학생부가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수시에서도 수능은 중요

2003학년도 입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수시모집의 확대이다. 전체 모집 정원의 31.2%에 해당하는 11만8천332명을 모집한다.이 가운데 2학기 수시모집서 165개 대학이 10만5천509명을 선발한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1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2학기 수시와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없고, 2학기 수시 모집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에 지원이 금지된다.

또한 수시모집에 일단 합격하면 합격한 대학 중 한 곳에 반드시 등록을 해야한다. 따라서 상위권 대학과 인기학과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중.하위권 대학은 많은 수험생들이 정시로도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달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는 대부분 대학들이 2학기 수시모집을 수능시험 이후에 실시할 계획이어서 수능 가채점 결과 고득점한 수험생들이 2학기 수시에서 상위권 대학과 인기학과를 독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때문에 2학기 수시에서 소신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능 고득점이 필수 요건이다.

지난해 2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했다가 실패한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망친 사례가 많았지만 올해는 가채점 결과 수능 고득점자들이 상위권 대학과 의대 등 인기학과를 대부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내신과 심층면접으로 수시에 승부를 걸려고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지난해보다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영역별 점수와 가중치 부여가 관건

수능 총점이 같아도 영역별 점수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 있다. 올해는 수능 총점 반영 대학이 줄어든 반면 일부 영역만 반영하거나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하는 대학이 크게 늘어났다. 수능 5개 영역 점수를 단순 합계하는 대학은 지난해 115개에서 95개로 20개나 줄었다. 반면 일부 영역을 반영하거나 영역별 가중치를 반영하는 대학은 77개에서 93개로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 이화여대 인문계의 경우 과학탐구, 자연계의 경우 사회탐구를 제외한 수능 4개 영역의 성적을 합산해 선발한 정시모집 1단계 전형결과, 수능 5개 영역 총점으로 선발했을 경우와 비교해 23%가 당락이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한양대 자연계도 총 모집인원 765명 중 62.1%인 475명이 총점에서 앞서고도 3개 지정 영역 성적이 떨어져 탈락했다. 특히 오는 2005학년도 수능부터는 각 대학들이지정한 영역과 영역별 가중치 등에 따라 아예 5개 영역 중 필요한 영역만 골라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되므로 영역별 반영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해 수능 변별력이 높아 논술이 당락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고려대의 경우 논술고사가 당락에 미친 영향은 2~19% 수준으로 100명 중 6, 7명이 논술로 당락이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수능 성적을 올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술은 수능시험 이후에 집중적으로 대비해도 되기 때문이다.

글.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일신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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