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나홀로 발전하는 분야가 아니다. 미술은 경제,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술을 후원해 줄 패트론,그리고 새로운 양식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 경제적 체제가 갖춰져야만 발전하는 분야이다. 특히 미술을후원해줄 패트론은 미술의 발전에 절대적인 존재이다.
패트론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절대군주에서 교회로, 귀족으로, 절대왕정으로, 변덕스런 부르조아지로,약삭 빠른 화상으로, 기업으로, 문화권력으로 패트론은 끊임없이 바뀌어 왔다. 이런 연유로 미술사에는 자연스럽게 패트론의 취향과 이데올로기가 반영되어 있다.
미술은 때론 포악하고, 속물적이고, 다정다감하고,변덕스럽고, 오만하고, 교활하기도 한 패트론의 비위를 맞추어가며 생명을 부지하여 왔다.
최근 경제불황과 미술의 쇠퇴로 오래동안 미술계의 주도권을 쥐어왔던 화상이 밀려나고 기업과 문화권력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경제불황으로 옛날만큼 작품도 안팔리고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 작가들은 자연 문화권력과 기업 주변을 기웃거린다.
예나 지금이나 미술활동을 하려면 돈줄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트론이 좀 달라졌다. 옛날에는 자비를 베풀 듯이 작품을 사주었는데 요즘은 조금 방향이 다르다. 단순 작품을 하나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사업/ 문화이데올로기에 무슨 이익을 가져오느냐에 신경을 쓴다.
즉 생색나는 일에 돈을 쓰겠다는 심사이다. 그러려면 작가는 작품으로 무슨 "꺼리"를 만들어야 한다. 작가는 문화 이벤트 기획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술열차, 국회의사당 천으로 싸기(아직 없었지만 곧 이런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작가는 기업과 권력으로부터 돈줄을 잡아 자기 아이디어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그럼 기획력이 없는 작가는? 슬픈 세상이 된거지 뭐….
지금 우리는 작가에게 문화이벤트 기획자가 되기를 권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선택해야 한다. 진흥기금 같은 푼돈을 타먹을 것인지, 아니면 좀 더 큰 배팅을 할 것인지 말이다.
박우찬(대구시립미술관 건립전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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