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1945년 日 천황제 동의

미국은 2차대전 종전 직전 비밀 평화회담을 통해 일본이 항복하면 천황제의 존속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교도(共同)통신이 최근 입수한 문서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 문서에 따르면 당시 미국 전략정보국(OSS) 앨런 덜레스 유럽지부장은 1945년 7월 15일부터 한달간 스위스에서 열린 비밀회담에서 중재자 역을 맡은 페르 야콥슨 국제결제은행(BIS) 고문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은 모험을 하는 일"이라고 말해 일본이 천황제를 존속시키고자 한다면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당시 야콥슨 고문, 덜레스 지부장(훗날 CIA국장)과 OSS관계자들, 일본의 국제결제은행 관계자인 요시무라 칸, 키타무라 코지로 등이 빈번하게 접촉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계획은 전쟁을 끝내는데 실패했다. 8월초 전쟁이 격화되면서 회담은 결렬됐고, 일본은 결국 8월 15일 항복했다.

교도통신이 이번에 입수한 이 문서는 야콥슨 고문이 남긴 메모와 일기 등으로 스위스 바젤대학 도서관에서 발견됐다. 이 메모와 일기에는 스위스 평화회담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의 메모에 따르면 당시 요시무라 칸이 야콥슨 고문에게 "일본이 항복하면 천황제와 일본제국 헌법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덜레스 지부장에게 문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형태의 비밀접촉은 7월 4일부터 8월초까지 주로 야콥슨 고문의 사무실, 요시무라의 집, 바젤 교외의 레스토랑 등지에서 약 1개월동안 계속됐다.

스위스 비밀평화회담은 일본이 공식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은데다 미국이 원폭을 투하하고, 소련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실패로 끝났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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