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재단 비자금의혹이 연일 언론에 폭로되자 다급해진 민주당은 정균환 원내총무까지 가세, 특검에 대해 '도덕성을 상실한 불법행위'라고 비난했고 출근길의 차정일 특별검사는 이에 '적반하장'이라고 맞받아쳤다고 한다. 그렇다. 이 경우의 가장 적절한 표현은 적반하장-이 한마디 밖에 없다. 특검수사는 '이용호게이트'로 시작했지만 끝은 '아태게이트'로 해야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아들 김홍업씨의 고교동기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서 10억원이 넘는 거액의 입출금 흔적이 발견되고,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에게서 받은 5억원이 아태재단 신축 공사대금으로 지급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용호게이트는 사실상 '아태게이트' 또는 '김홍업게이트'로 확대돼 버렸다.
아태(亞太)의 비자금조성 의혹에 쐐기를 박듯 오늘 아침신문엔 재작년 10월에 터지고 종결됐던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의 주역, 정현준씨의 동업사(社)인 평창종건에서 거액의 돈뭉치가 김성환씨의 차명계좌로 유입된 사실이 터져버렸다.
평창종건에서 흘러들어간 돈의 일부가 수표로 인출돼 아태재단 관계자들이 사용한 흔적이 특검에 잡혔다는 사실은 아태관계자들이 이용호게이트 뿐아니라 정현준게이트에도 연루가능성을 풍기는 것으로, 이용호게이트 수사에 전혀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기 '시작'했음을 밝혀주는 것이다.
애당초 발뺌만하던 아태재단측은 김성환씨 차명계좌에서 1억원이 김홍업씨에게 건네진 사실이 불거지자 '직원퇴직금으로 썼다'고 했고, 5억원이 터지자 재단공사비가 모자라 김홍업 부이사장이 5원억을 빌려 '문제의 H사'에 지급했다고 변명했다.
이번엔 평창종건 거액유입설이 터져 '김성환씨 차명계좌의 실제주인은 김씨 본인이 아닐 것'이라는 냄새가 확 풍기지만 아태관계자는 여전히 "평창종건과 김씨간의 돈거래는 그들 문제일 뿐"이라는 식이다. 하나씩 들킬때마다 재단측은 임시변통식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다. 주인이 따로 있으니까. 따라서 이 국민적 의혹에 대한 답변은 주인이 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아태재단 공사비가 알려진 것처럼 70억원이 아닌 50억원이라면 그 차액은 또 무엇인지도 밝혀져야 한다. 땅을 파보니 암반이라서 추가로 더들었다는 재단측의 한마디 해명으로 풀릴 사건이라면 애시당초 이 '게이트'들은 있지도 않았다. 그 비밀의 열쇠를 쥔 김성환·김홍업 두친구는 입을 맞춘듯 말이 없다. '특검'에서 '검찰'로 넘어가기 만을 기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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