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축구는 과학이다-(2)축구.농구 골 성공률

축구가 농구나 핸드볼 등 다른 구기에 비해 골의 성공률이 높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농구는 좁은 림을 향해 큰 공을 던지는데도 골이 잘 들어가는데 축구는 넓은 골문을 향해 슈팅을 하는데 왜 득점이 잘 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축구에서 골이 잘 터지지 않는 것은 당연히 골키퍼가 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그보다는 발의 '기술상 정교함'이 손에 비해 훨씬 뒤떨어지는 일반적인 요인 때문이다. 손은 발보다 더욱 섬세하고많은 근육이 작용하면서 동작을 수행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적인 동작 수행이 가능하다.

운동의 정확성과 관련된 운동제어의 이론중에는 "보다 큰 힘을 발휘할 경우 수행되는동작이 실수를 일으킬 가변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성공률은 저하된다"는 'Schmidt의 법칙'이 널리 알려져 있다.즉 축구의 킥을 할 때는 농구의 슈팅 때보다 대근육이 동원되면서 큰 힘을 요구, 실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빠른 속도의 슈팅이 의미가 없는 농구와는 달리 축구는 빠른 속도의 슈팅을 요구하는데, 이는 골의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점으로 작용한다. 축구에서 슈팅을 할 때 강한 슈팅보다 정확한 슈팅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결과다.

운동정보의 전달 거리도 동작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친다. 대뇌로부터 내려진 명령정보가 동작을 수행하는 근육에 이르기까지의 거리는 손보다 발이 멀다.

이 때문에 눈-머리-발로 정보가 전달되는 축구가 농구(눈-머리-손)보다 매개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슈팅의 성공률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피드백 이론으로 볼 때도 농구와 축구의 골 성공률은 차이를 보인다. 피드백을 통해 동작 수정이 자주 이루어지면 골의 성공률이 높아지는데, 한 경기에서 20여차례 슈팅 기회가 있는 농구에 비해 축구는 3~5차례로 제한돼 골 성공률이낮아진다는 이론이다.

이처럼 축구의 골은 귀중하고 얻기가 어렵다. 한국축구대표팀이 골 결정력 부족으로 비난받고 있는데 '1골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게 가질 필요성이 있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kjk744@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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