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 테러전을 명분으로 아프간 전쟁을 시작한 지 5개월을 넘어섰다. 그러나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의 행적은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첨단 첩보위성을 동원하고 대규모지상군을 파견, 아프간 전역과 파키스탄 일대를 이 잡듯이 수색하며 추적했으나 이들의 은신장소는 물론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간 전쟁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이들의 생존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빈 라덴과 오마르는 어디에 숨었을까? 살았을까, 죽었을까?
◇미국과 영국군의 수색
미국은 아프간 전쟁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지상군을 지난 18일 끝난 '아나콘다'작전에 투입했다. 대규모 지상군을 아프간에 진주시킨 것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 잔존 세력 소탕이 목적이었으나 실제는 빈 라덴과 오마르의 행방을 쫓는 게 주요 목표였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동부 산악지대를 샅샅이 뒤진 미군과 미국 정보기관도 빈 라덴과 오마르의 소재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내 칸다하르 동쪽 아프간 지역과 파키스탄 경계지역의 탈레반 진지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
그곳은 저고도의 계곡과 골짜기 지역으로 파키스탄과 연결되며 산악지대와도 가깝다. 또 잘 관측되지 않아 미군의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아나콘다 작전 사령관 프랑크 L 하젠벡 소장은 최근 "빈 라덴과 오마르가 그곳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그곳에 있다는 징후가 있다. 작전이 종료되기 전에 우리가 그들을 추적해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으나 결국빈 라덴을 찾아내지 못했다.
미군사정보기관은 몇주전까지만 해도 빈 라덴이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을 것으로 의심했다. 반면 다른 미국내 정부관리들은 라덴이 여전히 아프간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아프간내 많은 지역을계속 주목하고 있다. 아나콘다 작전에 동원된 미 지상군 1천500명은 현재 동부 아프간의 팍티아 지방에주둔하고 있다
한편 아프간에 투입되는 영국군 보병전투단 1천700여명이 칸다하르 북부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전 탈레반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 추적에 나설 것이라고 '더 타임스'가 지난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의 말을 인용, '자카나'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이 최장 30일간의 실제 전투기간을 포함해 3개월간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이번에 투입되는 영국 해병 제45특공대는 미국의 위성 및 공중정찰체제를 보완하는지상정찰능력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빈 라덴 가계 추적
공중과 지상을 통한 입체적 수색에도 빈 라덴의 행적이 드러나지 않자 미국은 빈 라덴의 부인과 어머니 등 라덴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라덴을 추적하고 있다. 미국과 연합군 정보요원들은 먼저 오사마 빈 라덴의여자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빈 라덴의 생활에서 그의 건강과 행방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다.
빈 라덴의 어머니 하미다 알 아타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고있다. 사우디 정부가 라덴이 살았는지 죽었는지알기 위해 조만간 그녀에게 DNA 샘플을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한 미국 관리는 말했다. 빈 라덴은 4명의 아내와 적어도 24명의 자식이 있다. 그의 첫째 부인 나즈완 이브라힘 가넴은 시리아인으로 다마스커스에 살고 있으며 11명의 자식을둔 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은 그녀 외에 사우디 부인, 아프간 부인, 예멘출신의 젊은 부인을 두고 있다. 네번째 부인 아말 알 사다는19살이며 17살때 빈 라덴과 결혼했다. 그녀는 최근 간행된 사우디 잡지 '알 마잘라'와의 한 인터뷰에서 A S 란 이니셜로 확인된 빈 라덴의 부인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빈 라덴이 신장병을 앓고있어 잠을 이루기 위해수면제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그녀의 신분증 사진을 게재했으나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 언제 인터뷰했는지밝히지 않았다.
◇아프간 산악지대 은신설 유력
빈 라덴과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는 미군의 폭격으로 아프간 토라보라 동굴기지에서 사망했을 것이란 소문이 한때 나돌았다. 그러나 이들이 아프간이나 파키스탄에 숨어있을 것이란 생존설이 유력하다. 빈 라덴의 은신처로 가장 유력한 곳은 아프간 동부 토라보라, 자와르 킬리 등 산악지역의 알 카에다와 탈레반 비밀기지다.
그러나 미국은 이 지역에 대해 집중 폭격하고 특수부대까지 동원, 수색했으나 이들의 행적을 찾지못했다. 이밖에 이란.레바논.인도카슈미르.러시아 남부 카프카스.예멘 등이 라덴의 은신처로 지목되고 있다.
또 최근엔 토라보라 지역에서 탈출, 파키스탄 국경도시 페샤와르나 부근 산악지대에 숨어있다는 증거와 목격자도 나왔다. 미국은 아프간 산악지역에 대한 집중 폭격으로 빈 라덴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DNA샘플 대조작업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의 의붓 형제인 셰이크 아흐마드는 18일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라덴은 살아 있으며 투석이 필요할 정도의 신장병도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월초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포위망을 탈출한 탈레반 최고 지도자 오마르는 아프간 남부에서 종족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알랭 리샤르 프랑스 국방장관이 지난 3월초 밝혔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