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PC통신 넷츠고 일방적 폐쇄 선언

인터넷PC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넷츠고(www.netsgo.com)가 230만(유료회원 25만명) 회원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이달 말 일방적으로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자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1997년 서비스를 시작한 넷츠고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정보통신 업체중 하나로 꼽히는 SK텔레콤에서 지난해 8월 분사한 자회사이기때문에 '대기업의 비윤리성'을 드러냈다는 비판까지 초래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초고속 인터넷 확산에 따른 PC통신 이용자의 감소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그러나 보다 실제적인 이유는 내달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인 유무선 통합포털 '네이트닷컴'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넷츠고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e-메일, 마이홈, 동호회 등의 주요 서비스를 오는 6월말까지 무료로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지만,네이트닷컴을 통해 이들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넷츠고 회원을 네이트 회원으로 전환,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넷츠고 회원들은 "메일계정과 홈페이지, 동호회, 플라자, 토론방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사적인 거래 등 '사이버 자산'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리는 엄청난 피해를 입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원들이 비상대책위를 결성, 법적소송도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통신소비자권익찾기시민행동 관계자는 "넷츠고의 일방 폐쇄는 네이트 가입자를 유치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상술일 뿐"이라고강력히 비난했다.

동일한 PC통신 업체이지만 데이콤은 SK텔레콤과 다른 정책을 택했다. 천리안을 일방 폐쇄하기 보다 웹 기반 서비스를 강화해 기존 전화접속회원들이 자연스럽게 옮기도록 하는 전략을 취한 것. 비록 수익성은 떨어지더라도 PC통신 회원 개개인의 '사이버 자산'을 존중하겠다는 의지가담겼다.

더욱이 넷츠고는 폐쇄를 앞둔 지난달 21일 약관을 변경해 '회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해 회원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이와 관련, 넷츠고 관계자는 "변경된 약관은 다른 포털사이트에도 있는 일반적인 내용으로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또 넷츠고 서비스를 네이트에서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따른 회원들의 피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PC통신인 천리안과 5번째 PC통신인 넷츠고는 고객수 등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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