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강사.통역 가이드어학재능 마음껏 발휘
두 아이의 엄마이며 37세에 첫 정식 직장을 구한 백금옥씨. 경북대학교 국제 교류센터 해외유학 담당자이며 입사한지 2달 됐다. 백씨가 늦게 직장을 구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녀는 1990년 대학 졸업 직후 결혼, 곧장 일본 유학길에 오른 남편을 따라 6년 동안 일본에서 살았고 2년 먼저 귀국했다.
남편의 유학 생활 8년 동안 가정경제는 백씨의 몫이었다. 일본어 통역 가이드로 생계를 꾸리고 남편의 학비를 보태느라 그녀는 젊은 여성이 가지기 마련인 기본적인 욕구를 모두 접었다. 지금껏 봄 소풍, 피서 한번 떠나 본 일이 없고 아이들에게 좋은 옷, 좋은 장난감, 맛있는 과자를 사 준 일도 거의 없다.
돈벌이가 없을 땐 자원봉사를 했다. 일본 내 외국인 환자를 위한 무료 통역 봉사. 말이 통하지 않아 헤매던 일본 내 한국인 환자들이 그녀의 보살핌을 받았다.
귀국 한 후에도 학원강사, 경북대학교 통역요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렸다. 그 가난함 속에서도 대학원엘 다니며 실력을 다졌고 두 아이를 반듯하게 키웠다. 큰 아이 종현(11세)이는 과외학원 한번 못 보냈지만 전교 1등이다. 작은 아이 수지(7)도 반듯하고 예쁘기는 오빠에 못지 않다.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애 둘 가진 엄마가 자기 전공을 살린 직장을 얻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백금옥씨에게는 그녀만의 비결이 있다. 끝없는 기다림과 꾸준한 자기연마. 너무 가늘어 도대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희망'이라는 끈 하나를 붙잡고 그녀는 오랜 세월을 버텼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한가지씩 재능이 있어요. 저한테는 어학적 재능이 있었고요". 그녀는 도무지 기회가 없을 것 같지만 꾸준히 연마하고 기다리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백씨가 경북대학교에 취직한 것은 그녀의 실력과 성실성을 아는 이곳 직원이 공채 소식을 알려준 덕분이다. 좋은 직장을 구한 백씨는 요즘 새롭게 영어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경쟁력 있는 직장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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