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킹우먼-아줌마 음악강사 김보연씨

노래강사 김보연(39.여)씨.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노래강사이지만 이른바 '딴따라'나 '밤무대 가수'와는 거리가 멀다. 그녀가 노래하는 이유는 여느 가수와 다르다.

아이들과 남편, 시댁일 등 일상에 찌든 주부들에게 웃음과 용기를 주는 것이 그녀가 노래하는 이유. 나이가 천차만별인 2천여명의 주부들과 노래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주부들의 웬만한 고민엔 전문가처럼 능숙하게 대답한다.

실제로 그녀의 노래 강의책엔 노래뿐만 아니라 시, 좋은 말, 지혜로운 아내와 엄마 그리고 며느리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노래 중간엔 주부들의 넋두리와 김씨의 위로가 추임새처럼 붙는다. 육아, 이혼, 시댁과 갈등, 건강, 시어머니에게 용돈 드리는 법, 남편의 바람 등 추임새의 주제엔 담이 없다.

김씨는 노인복지를 공부하는 대학원생이기도 하다. 다가올 '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중이다. 대구와 경북을 넘나들며 1주일에 14곳에서 노래 강의하느라 파김치가 되지만 공부는 놓을 수 없다. 조금 더 공부를 한 후에는 외로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노래를 가르칠 작정이다.

"노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는 동안 생활의 피로와 고민을 잊자는 것이겠지요. 세상에 갈등 없는 삶은 없어요. 때로는 참고, 때로는 잊고 사는 것이지요". 김보연씨가 노래하다 말고 주부들의 고민을 듣고 선배 주부들의 해결법을 전해주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김씨는 스스로 가수가 아니라고 말한다. 가수가 아니라 노래 부르는 법, 인생을 즐겁게 사는 법을 가르치는 강사라고 강조했다. 가르치는 사람인 만큼 스스로 배우는 데도 열심이다. 전국 노래교실을 찾아다니며 강의기법을 배웠고 신문과 잡지를 꼼꼼히 스크랩해 주부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상식 전달에도 열성이다.

"주부들은 이 나라의 기둥인데, 조금씩이라도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기둥이 무너지면 큰일이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손에 오늘 샀다는 책 한 권이 쥐어져 있었다. 평생 대학원에 노래 지도자 과정을 개설해 삶을 행복하게 가꿀 줄 아는 노래 강사를 배출하고 싶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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