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대구시립극단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셰익스피어 원작)'연습이 한창인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강당 연습실. "오, 허미어", 연인을 발견한 디미트리어스가 갑자기 한 바퀴를 굴러 두 팔을 벌린다. 원래 대본에는 없는 애드립.
"이왕 구를거면확실히 굴러. 옆으로 비스듬히 구르지 말고". 감독이 지적을 해주면서도 대본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는다. 지켜보던 동료 배우들도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대구시립극단이 다음달 25~27일 신천둔치(희망교 아래) '희망수상무대'에 올리는 여덟번째 정기공연 '한여름 밤의 꿈' 연습이 중반을 넘어섰다. 현재는 대본연습이 끝나고 배우들끼리 동작을 맞추는 '블로킹 단계'. 20여명의 배우들은 이미 셰익스피어가 상상한 요정이 되고, 요정의 마법에 걸려 숲을 헤매는 연인이 됐다.
'한여름 밤의 꿈'(이상원 연출, 안희철 각색)은 그리스 아테네를 무대로 짝사랑하는 두 쌍의 연인들이 요정의 실수로 다른 상대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빚는 소동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1595년작. 이번 공연은 신임 이상원 시립극단 단장의 지난 2월 단장취임후 연출을 맡은 초연이며, 시립극단이 처음으로 야외무대에서 여는 뮤지컬이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최종원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이 극중 허미어의 아버지로 깜짝 출연하고, 김성가, 박현순 등 대구연극계 중진들과 지난해 전국연극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이성민, 대구연극제 연기상을 받은 허세정 등 실력있는 젊은 배우들이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다.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이상원 단장이 전작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선보였던 멀티미디어 기법이 삽입된다. 연기중인 배우들의 모습을 무대 뒷면 장막(이번 공연에서는 신천을 끌어올려 무대 벽면에 폭포처럼 흘려 만든 '물의 장막'이 스크린이 된다)에 영상으로 쏘아올려 영화적 분위기를 한껏 풍기게 된다.
춤과 음악이 생명이랄 수 있는 뮤지컬의 성격상 주인공과 요정들의 솔로, 듀엣송으로 쓰이는 노래 14곡을 새로 썼다. 배우들의 환상적인 몸짓을 위해 안은미 시립무용단 안무자가 투입됐고, 30여명의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시립무용단 등이 꿈을 꾸는 듯한 요정의 세계로 관객들의 손을 잡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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