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항공'서비스도 이름처럼

얼마전 언니와 함께 일주일간의 동남아 여행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김포공항에서 대구공항으로 오는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시아나 창구로 갔다.

짐검사를 위해 잠시 기다려 달라는 여직원의 말을 듣고 5분쯤 기다렸다. "다 되었으니 가도 좋다"는 말을 듣고 위층의 게이트로 향했다. 검사대를 통과하고 몸수색을 끝마쳤다. 그런데 갑자기 비행기 이륙 시간 10분전쯤 공항방송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게이트로 오라고 하는 게 아닌가.

놀라서 게이트로 가보니 티켓팅을 하고 있는 여직원이 짐에 이상이 있다면서 아래층에 다시 가서 확인을 하고 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니는 위에서 기다리고 나는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비행기 이륙시간이 얼마남지 않아서 마음이 조급했다. 아래층에 가보니 알람시계가 원인이라고 했다. 건전지와 시계를 분리하고 위층으로 가라고 했다. 얼른 분리해서 확인을 받고는 다시 게이트로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몸수색을 받고 게이트에 도착했더니 언니는 상당히 화가 나 있었다. 이유인즉 내가 아래층으로 간 사이에 티켓팅하던 여직원에게 "짐검사를 이미 받았고 가도좋다는 안내를 받고 확인 라벨까지 받아 왔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물었더니 이 여직원은 굳은 표정으로 "걱정하지 마세요.

비행기 이륙시간 전까지는 충분히 올 수 있어요" 라며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태연하게 말했다고 한다.

어쨌든 무사히 비행기에 올라 대구로 향하긴 했지만 비행기 안에서는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착륙할 때가 다 되어서 좌석을 세우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여승무원이 좌석을 확인하러 다니는데 나의 앞쪽에 있던 한 승객이 안내방송을 못듣고 계속 잠을 잤다.

여승무원이 그 좌석을 손으로 툭툭 치면서 날카롭게 말했다. "손님. 손님. 좌석세우셔야죠. 좌석 세우시라니까요". 안그래도 짐확인을 제대로 안해줘서 화가 나 있었는데 이 광경을 본 나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때마침 안내방송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저희 아름다운 사람들 아시아나를 이용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앞으로 있을 세계적인 행사 월드컵이 너무나도 걱정스럽다. 항공사측은 화장을 아름답게 한 얼굴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운 서비스로 외국인과 내국인을 대했으면 한다.

노경화(대구시 효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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