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20대 여성 5명을 연쇄 살인한 엽기적인 범행 동기가 신용카드 빚 때문으로 밝혀지자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카드빚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북경찰청이 4월 한달간 신용카드 연체로 신용카드사 등 금융기관이 고소.고발한 사건을 집계한 결과 13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의 신용카드 소지나 사용내역을 일일이 확인하고, 일부 기업체는 직원들의 카드 현황을 파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김천시 평화동 김모(57)씨는 "신용카드사로부터 아들의 빚이 연체료 포함, 900여만원에 이른다는 통고를 받고 지난해 말 모두 청산해준 뒤 거래를 중지시켰다"며 "부모가 갚아주지 못하면 어떤 범죄를 저지를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기업체들도 카드빚에 쪼들린 직원들의 우발적 범행을 막기 위해 조바심을 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이 불필요하게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자진 폐기토록 종용하는 실정. 안동에서 중소기업을 하는 최승열(43.안동 송현동)씨는 "행여 사고를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돼 직원들의 신용카드 발급현황과 부채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신용카드를 마구 써서 수백만원의 빚을 졌다는 이유로 애인 ㅅ(23.구미 원평동)씨를 살해한 뒤 자신도 제주도 한 호텔에서 자살한 ㅇ(26)씨는 "결국 신용카드가 두 사람을 파멸의 구덩이로 몰아넣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에 붙잡힌 한 강도사건 용의자는 "오늘은 이 카드로, 내일은 저 카드로 긁다보면 꼭 공짜같은 기분이 든다"며 "하지만 수백만원이 넘는 카드사의 빚 독촉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날아오면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강석옥.권동순.김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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