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방북 앞두고 비관론 "대화자체 중요" 긍정론도
잭 프리처드 미국 대북협상담당 대사의 방북계획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한간 대화는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5일 미국의 대북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물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미국특사 평양방문 허용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출범 이후 교착국면에 빠진 양국관계의 변화 조짐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지난 1월 북한을 불명예스럽게도 이른바 "악의 축" 국가에 포함시키고, 평양의 관영언론들이 극렬하게 배격하던 양상과 비교하면 최근의 상황은 확실히 변화된 양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북한 지도자 김정일과 그의 개인숭배에 대해 기본적으로 혐오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최근의 대화조짐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나아가 최근 중동사태 및 대 테러전쟁에 몰두해있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에게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려있는 형편이다.
또 북한이 협상에서 미국에게 제대로 제시할 것이 없다는 점도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심지어 일부 냉소적인 사람들은 김정일의 제안은 그가 미국에 의해 지난 18개월 동안 무시돼온데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으며, 붕괴위기에 빠진 체제에 외국 지원을 더얻기 위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대화가 재개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부시 행정부에 친밀한 헤리티지재단 정세분석가인 발비나 황여사는 "그동안 대화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슨 얘기든 하기 위해 만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향후 협상을 위한 의제에 대해 논의한다고 해도 중대한 장애는 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클린턴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계획을 종식시키기 위해 협상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을 강력히 비난해왔기 때문.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9.11 테러이후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대한 안보위협으로 여겨왔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보다 광범위한 의제를 원하며, 특히 북한의 대규모 군사력 경감과 대량학살무기 확산활동 중단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술적으로 자신의 체제유지에 급급한 김정일이 이러한 의제를 수용할지 의문이다.
허드슨 연구소의 로버트 두자릭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것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북한은 협상에 동원할 카드가 별로 없으며, 결국 주고받는 협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이 두가지 카드를 버린다면 이는 곧 모든것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또 김정일이 미국 특사를 만나자는 제안을 한 배경에 대해서도 북한에 우호적인 김대중 정권이 불과 10개월밖에 안남은 것이 김정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볼때 미북간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양국관계의 교착국면은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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