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좋다면 물불 안 가리는 한국 엄마들. 그러나 그 엄마들에게도 꿈쩍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모유 수유 부분(한국 모유수유율 약 16%: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수유 실태조사)이 아닐까.
걸음마를 갓 뗀 아기에게 영어단어를 들려 주고, 겨우 말문을 연 유아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교육열 세계 최고의 우리네 엄마들이 모유에서만큼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주변에서 모유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사연과 예찬을 들어 본다.
"EQ(감성지수)나 어휘력 발달이 남다른 작은 애(4세)를 볼때마다 모유를 마음껏 못먹인 큰 애(8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강기향(38.대구시 달서구 본리동)씨는 두 아이 모두에게 모유를 먹이긴했으나 첫 아이때는 모유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수유 3개월만에 분유 젖병을 물리고 말아 '엄마 최고의 선물'을 너무 일찍 끊은 것 같다고 아쉬워한다.
유난히 착 달라붙는 작은 애와 달리 엄마품을 덜 찾는 큰 애를 보면 그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한다.
출산 전부터 모유 수유를 계획했다는 이수진(32.대구시 수성구 상동)씨는 "출산후 1주일 동안 젖이 나오지 않아 분유를 먹일까 하는 갈등이 일었으나 미지근한 설탕물을 먹여가며 속을 태운 끝에 모유를 먹일 수 있었다"며 "엉덩이를 살짝 들고 눈을 맞추며 젖을 빠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웃음이 절로 배어난다"고 말한다.
이씨는 아이가 코감기 정도 외에는 한 번도 병치레가 없었다며, 주변에서 이제 3살(17개월)이나 됐으니 젖을 떼라고 은근히 권유해도 당분간은 수유를 더 할 작정이라고 덧붙인다.
모유의 중요성을 친정어머니로 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는 안정옥(32.대구시 달성군 옥포면)씨도 "이웃의 분유를 먹여 키운 아이들과 비교해봐도 잔병치레 없고 성격도 온순하여 여러모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며 "출산후 모유 수유에 익숙해지기 전인 2~3주 정도만 어려움을 잘 참으면 이후로는 고생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모유 예찬론을 펼친다.
유니세프(UNICEF) 지정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인 대구제일병원의 황순구 원장은 "젖몸살 등 모유 수유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긴하지만 어떻게든 내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겠다는 산모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수유시설 등 사회적 여건 개선은 물론 병원에서도 모유를 적극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모유수유 정보 사이트
△한국모유 수유협회(www.momilk.co.kr) △유니세프 모유수유 상담(www.unicef.or.kr/bfhi/) △모유수유 정보신문(www.breastfeeding.co.kr) △젖먹이는 엄마들(momysmilk.cyworld.com)
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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