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경기장 경비 윤성준 의경

"경기를 보지 못해 아쉽지만 안전 월드컵과 16강 코리아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참을 수 있습니다".

우리 선수가 골을 넣어도 소리 한번 지를 수 없지만 우리팀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마음은 경기장 경비 경찰 또한 만만찮다.

연일 30℃를 웃도는 무더위속에서 선수단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장 울타리를 지키는 의경들이야말로 숨은 MVP다.

대구 서부경찰서 소속 윤성준(23) 상경은 대구에서 월드컵경기가 있는 날엔 오전 9시만 되면 어김없이 경기장 울타리에 자리를 잡는다.

무더위와 졸음때문에 한결같이 곧은 자세로 서 있기가 여간 힘들지 않지만 경기장에서 즐거워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꾹 참는다.

윤 상경은 "바로 뒤에서 큰 함성이 들리면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만 그럴때마다 수고한다고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을 생각하며 참는다"며 "선수는 경기장에서, 응원단은 응원현장에서 국민 모두가 자신의 일에 충실할때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의 고된 경비 임무가 끝나면 윤 상경은 경기 종료후 몰려나올 시민들을 위해 경기장 주변 도로의 교통통제소로 나간다.

시민들이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윤 상경의 마지막 임무. 아침일찍 시작된 안전 월드컵 근무는 밤 늦게서야 끝나게 된다.

대구 경기가 대부분 한낮인 오후 3시30분에 시작돼 무더위가 가장 힘들다는 윤 상경은 "그래도 월드컵에서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막중한 일을 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V'자를 그려보였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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