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와 과수 열매솎기 등으로 1년 중 가장 바쁜 영농철에 지방선거가 열리는데 대해 농민들의 불만이 높다.가뜩이나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선거에 인력을 빼앗기는데다 후보로 나선 친.인척이나 친구의 선거 운동에 얼굴을한번이라도 내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
게다가 선거운동원들이 들판에까지 몰려와 특정 후보의 지지를 요청하며 시간을 뺏는 바람에 영농차질을 빚어 영농철인 선거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민 이모(64.청도군 매전면)씨는 "마을 사람들이 너도 나도 선거운동에 나서 농사일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하루 빨리투표일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청도읍 박순태(54)씨도 "선거일자를 농번기로 잡은 것은 농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영농철을 피해 지방선거를 실시토록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와 운동원들도 유권자를 만나지 못해 '논두렁 밭두렁 유세전략'으로 바꿔 발품을 팔지만 관심을 끌지 못해애를 먹으면서 선거 시기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군의원 후보의 운동원 정모(44)씨는 "오전에는 5일장을 찾고 오후에는 논.밭을 찾아 헤맨다"며 "농촌이 가장 바쁜 영농철에선거일을 잡은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농촌 일손이 달려 애를 먹자 경찰과 공무원들이 일손 돕기에 나서기도 하지만 선거철에는 선거 경비와 불법 선거 감시 등 선거보조업무를 해야해 일손 돕기가 한계에 부닥쳐 품삯도 올랐다.
청송에서는 사과 적과와 모내기.고추심기에 나서는 여성의 하루 품삯이 2만5천~3만원 하다 2배이상 크게 올랐다. 선거전에 나선 유급 운동원 경우 일당 3만원에 교통비 1만원과 식비 1만5천원 등 5만5천원을 거뜬히 받기 때문에 농가마다 일손을 구하기 위해서는품삯을 올려줄 수 밖에 없는 형편인 것.
청송군 부남면 이동환(56)씨는 "사과나무 열매솎기를 하는데 지난해는 3만원 하던 인건비가 올해는 지방선거 후보등록 뒤 6만원까지 올랐다"며 "그래도 일손구하기가 어려워 부부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과수원에 매달려 있다"고 했다.
한 선거관계자는 "들녘에는 일손이 없다지만 선거 후보진영에는 운동원으로 나서는 주부들이 넘친다"며 "운동원 등록을 않은 주부를 포함할 경우 청송지역에서만 1천여명에 이를 것"이라 추정했다. .
한국농업경영인 의성군연합회 오용백(45) 봉양지회장은 "농가마다 일손부족으로 모내기는 뒤로 미룬 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사과.자두열매 솎기에 매달리는 판에 투표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홍섭.이희대.김경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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