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말대로 우리 죄 짓지 않았어…선생이 학생들 내팽개치면 그게 바루 죄 짓는 거야".여교사의 사랑은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위험한 사랑이라지만 죽음처럼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고 만다. 권위를 손상시키고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주위에 굴복해서가 아니다.
관습이나 금기를 인정해서는 더욱 아니다. 오직 하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어서다. 27일 종영되는 MBC TV 수목 드라마'로망스'는 여교사와 남제자의 사랑이야기. 드라마를 둘러 싼 논쟁이 한창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권침해를 문제삼고 일부 언론은 사설을 동원하면서까지 적극 비난에 나서고 있다.
반면에 시청률은 25%대다. 월드컵으로 시청자를 빼앗기고 밤 11시 30분 이후로 시간대를 옮겼지만 열기가 식지 않는다.여교사가 남제자와 교내에서 키스를 할 수 있는가. 학생이 선생님에게 계란을 던지다니…. 비난하는 측에서 크게 문제삼는 내용들이다.
사회학을 전공한 미혼의 작가 배유미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열 아홉살짜리가 절망의 끝에서 선택한 게 키스"라며 키스신 하나만을떼어서 보기보다 전체의 맥락에서 보아주길 바랐다.
계란투척도 마찬가지. "계란은 하나의 상징이다. 학생이 교사에게 던지는 물리적인 힘의 행사가 아니다. 소수에 대해 통념이 던지는 거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단체와 언론은 다르다. 우선 시청률지상주의가 발동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특정직업을 볼모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드라마를 보는 데도 기본 공식은 있는 법. 한 장면에 집착하여 전체를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극적 긴장감을 위해 생략된 행간을 읽는 노력도 기울어야 한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인간에 대한 미움을 거둬야 옳다.
하지만 이런 공식을 무시하고 마녀사냥을 연상시키는 여론몰이를 일삼는 이들도 있다. 이런 공격에 자유롭고 싶은 작가의 의도 때문일까.이제 드라마는 3년을 훌쩍 뛰어 넘는다. 결과 남제자가 사랑하는 데 문제가 없는 나이가 된다.
조금은 싸우고 조금은 미워하고…. 해피엔드. 멜로드라마의 원형을 보여주게 된다. 작가에게 결말을 물었다. "긍정적으로 그리고 싶어요. 주변에 있는 일이고 심정적으로 용인되는 소재지만 몰매 맞을 각오로 썼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생각보다 오픈되어 있던데요". 눈망울이 맑은 서른 한 살 작가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강조하는 듯 했다.
한상덕(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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