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36년전 북한의 '개마고원 전사들'이 잉글랜드 미들스브로에서 일군 기적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북한이 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8강에 오른 것과 너무나 똑같은 상황이 18일 한밭벌에서 일어났다. 북한은 당시 우승 2회의 전통을 자랑하던 이탈리아를 조별리그 탈락의 수렁에 빠트리고 조2위로 8강에 진출, 세계를 경악시켰다.
개마고원에서 체력훈련을 하며 몸을 무쇠로 만들었다는 북한은 뛰고 또 뛰어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몰아붙이다 전반 42분 '영웅' 박두익이 그림같은 결승골을 작렬, 금자탑을 세웠던 것.
한국도 파워프로그램을 통해 기른 체력과 스피드가 8강의 원동력으로 꼽히는 등 당시 북한과 유사한 점이 많지만 굳이 따지지면 순도에서는 한국이 다소 앞선다.남북한 모두 같은 상대를 밟고 신화를 창조했지만 66년 대회에는 16팀만 출전, 북한은 조별리그(1승1무1패)만 치르고 곧바로 8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또 상대 선수들의 면면과 전력도 지금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이탈리아가 우승을 세번이나 일궜다고는 하지만 그 중 두번은 34년 자국대회와 38년 프랑스대회로 아득한 과거사이고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도 없었던 데다 '빗장수비'의 위력도 세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한때 세계 최고 몸값(99년 5천만달러)을 자랑하던 크리스티안 비에리(인터 밀란) 등 이름만 들어도 주눅이 드는 최정상급의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한국의 승리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어쨌든 남북한은 36년의 간격을 두고 한민족의 저력을 전 선계에 선보인 가운데 이탈리아는 남이든 북이든 '코리아'란 단어에 치를 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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