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무현 후보 '수사권 독립' 시사 발언

경찰은 26일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전날 서울경찰청 기동단을 방문,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데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은근히 반기는 표정이다.

국가경찰 창설 50년이래 최대 숙원인 '수사권 독립'이 이뤄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 또한 적지않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사권 독립' 발언이 되풀이됐지만, 정작 진전된 것은 없어 잔뜩 기대했던 경찰관들의 가슴만 아프게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26일 "실제로 노 후보가 시의적절한 얘기를 했고, 경찰 내부에서도 이제는 '수사권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언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거리를 두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권력기관의 힘이 집중돼다 보면 부패가 발생할 수 밖에 없기때문에 권력의 분산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괜히 경찰이 나서 이에 대해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서울 모 경찰서 과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전 경찰의 오랜 숙원이고 듣기만 해도 가슴 떨린다"면서 "다만 대선 정국에서 의례적으로 한 발언일 수 있어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경찰서 과장은 "경찰이 수사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고 검찰 지휘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권독립은 당연한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당연히 공론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각 기관의 부서 이기주의 때문에 언제나 진지하게 논의되지 못했다"면서 "무엇이 진짜 국민을 위한 길인지 잘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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