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한국-터키전은 한국팀의 아쉬운 패배로 끝이 났지만 이날 대구월드컵경기장에 모인 6만여명의 시민들은 한국팀뿐만 아니라 터키팀에게도 우정의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관람객들은 이날 오전 남북간 서해교전으로 많은 우리장병들이 희생된 것과 관련 묵념으로 고인들을 추모한 뒤 응원전을 시작해 한때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경기장을 찾은 김교일(39.대구시 북구 침산동)씨는 "세계인의 축제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려 하는 이 시점에 군사적 유혈사태가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며 "북한의 도발에 굴하지 말고 의연하게 월드컵을 마무리 짓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기시작 2시간전부터 경기장 곳곳에는 태극기와 터키 국기를 든 시민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고 국민의례때 붉은악마 관중석에서는 가로 15m 세로10m의 대형 터키국기가 펼쳐져 경기장 전체를 감동의 물결로 수놓았다.
터키 서포터스 100여명은 "Daegu 'lular Turkiye yi seviyor(대구시민은 터키를 사랑합니다)" 등 경기장 곳곳에 터키팀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태극기와 터키 국기를 힘차게 흔들며 양국의 우정을 세계에 과시했다.
90분간의 치열한 접전 끝에 한국팀이 2대3으로 아쉽게 패했을 때도 한국 응원단은 '대한민국'과 '터키'를 동시에 연호하며 마치 한국팀이 승리한 것처럼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시민들의 진심어린 응원은 승패를 떠나 하나가 되었고 양국 선수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선취골을 뽑아낸 터기의 수퀴르와 한국팀의 결정적 슛을 여러차례 막아낸 골기퍼 레슈트는 태극기를 흔들며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았고 나머지 터키 선수들도 터키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흔들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준 한국 관중에게 화답했다.
터키팀이 경기장 중앙에 마련된 시상대에서 3위 메달을 받는 순간 붉은악마 관중석에서는 다시 한번 대형 터키 국기가 펼쳐졌고 터키 응원단은 경기장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따라하며 한국 응원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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