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폭력 '위험수위'

농.어촌지역 가정폭력이 심각하다.

특히 농촌지역은 도시지역과는 달리 가정 폭력에 대한 보호망이 소홀한데다 폭력에 시달리는 주부가 청부폭력을 의뢰하거나 살인까지 저지르는 등 그 후유증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가정법률사무소 부설 안동 가정폭력상담소의 올 상반기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4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나 증가했다. 가정폭력의 유형은 남편이 아내를 폭행한 것이 366건으로 가장 많았고 반대인 경우도 37건이나 됐다.

특히 가정폭력을 일으킨 이유 중 상당수는 아내의 카드빚과 관계된 것이어서 카드남발이 또다른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가정 파경을 염두에 두고 법률적 자문을 얻고자 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권오자 상담원은 "가정폭력 상담이 급증한 것은 최근 농촌지역의 경제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여성 피해자들이 과거처럼 가정문제를 숨기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자세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주지역도 올들어 상주시에 접수된 가정폭력 상담건수가 2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7건에 비해 147건이나 증가했다. 이들 중 194건이 신체적 폭력과 정신적.경제적 학대로 인한 것. 대부분 남편이 아내를 폭력한 경우이며 연령별로는 30대 가 55건으로 가장 많은 것이 특이하다.

관계자들은 가정 폭력 상담건수의 급증에도 불구, 가정내 문제를 외부에 알리는데 소극적인 농촌지역의 정서와 전문 상담원의 부족 등으로 가정폭력에 대한 안전망이 부족하다는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가정이 파탄하거나 심지어 청부폭력, 우발적 살인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지난 5월에는 울릉군에서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한 남편이 폭행하자 아내가 흉기로 남편에게 중상을 입혔고 4월에는 역시 울릉군에서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남편에 대해 청부폭력을 의뢰하기도 했다.

상주시 한 관계자는 "농촌지역에서 가정폭력이 증가하는 것은 농촌 환경이 급속히 변하면서 가족간의 끈끈한 정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건전한 사회적 기반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농촌지역 가정폭력 예방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동식.정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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