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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이상규 교수 세번째 시집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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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뼈와 살 그리고 적절한 중량의/ 모든 것을 키워낸/ 지붕의 담벼락도/ 산성비와 세월의 흐름에/ 삭아 내리고/ 뒤틀리고 틈 사이가 점점 켜져 가는/ 기둥의 벽/ 둥지를 벗어난 새처럼/ 거대한 낡은집을 나서며/ 왠지 허전함이 두텁게 깔린/ 먼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라온 집을 나선다/…'.

이상규 시인(경북대 교수)이 세번째 시집 '거대한 낡은 집을 나서며'를 내면서 바같 세상과의 통로를 모두 막아버리고 홀로 떠나기로 했다. 옛집에 대한 정겨운 추억과 연민이 돋아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어이 떠날 각오이다.

시인은 왜 자신의 집을 나서려고 할까. 그동안 역사와 사회현실로 향했던 자신의 무수한 언어들에 대한 공허감 때문일까.머물고자 했던 집이 거대한 심연같아 자신의 언어들로는 도저히 채워넣을 수 없다는 절망 때문일까.

경일대 신재기 교수(문학평론가)는 "시인은 시집에서 존재의 본질에 다가설 수 없는 언어와 시와 자신의 무력함에 절망하고분노하기도 한다"며 "그것은 시에 대한 근원적인 허무일 수도 있고 자신의 시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자책일 수도 있다"고 했다.

시인의 시적 고향인 '거대한 낡은 집'으로부터의 이탈과 새로운 전환을 위한 결심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가 지난 시절 고민하며 기거했던 관념의 집을 벗어나 어디로 향할지, 어떤 새 둥지를 틀지 궁금하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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