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환자들이 한의원을 찾아 보약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보약 중에 으뜸으로 꼽는 녹용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들은 녹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듯 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다. '어린 아이에게 녹용을 많이 먹이면 머리가 둔해진다', '녹용을 먹으면 살이 찐다' 등이 대표적 사례.
녹용은 옛날부터 아주 귀한 약재로 알려져 왔다. 따라서 녹용은 당연히 임금에게 진상됐을 법. 임금은 총애를 하는 후궁에게 녹용을 하사하고 그 후궁은 자식에게 녹용과 함께 탕약을 먹이니 다른 후궁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둔해진다는 속설이 생긴 듯하다.
그러나 머리가 둔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녹용은 신경이 약한 사람의 정신력을 도와주고 건망증에 도움이 된다. 오히려 머리를 더욱 좋아지게 하는 것이다.한약 중에서 녹용은 효과가 아주 빠르다.
아주 허약한 사람은 인삼, 당귀, 녹용(삼귀룡탕)을 한 두 돈씩 해서 2, 3첩만 먹어도 기운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
동물의 머리는 뇌가 있는 자리이다. 여기서 난 뿔은 가장 완벽한 영양을 바탕으로 한다. 더구나 사슴의 뿔은 소, 염소, 코뿔소처럼 각질화된 뿔이 아니라 각질화 되지 않은 채 골수가 충만한 부드러운 뿔을 갖고 있으면서 매년 각질화 될 만하면 빠지고(이것을 녹각이라 한다) 다시 새 뿔이 자란다.
그러므로 골격의 성장이 더딘 어린이나 두뇌를 많이 쓰는 청소년, 노인, 산모의 산후 보혈에 적격이다.
녹용을 복용했는데 효과가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당연히 영양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가 나올 정도로 체격이 좋은 사람이 녹용을 먹었다고 정력이 더 나아질까. 오히려 피가 더 탁해질 수 있고 살이 더 찔까 걱정이 된다.
녹용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동물성 약재이므로 어느 정도 소화력이 있어야 한다. 위장 기능이 약하다면 소화 기능을 돋우는 약을 먼저 복용해야 한다. 몸에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녹용을 먹으면 소화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반드시 한의사의 진료를 받은 뒤 녹용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녹용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음식을 골고루 먹고 잘 흡수한다면 피, 진액, 호르몬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것들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굳이 보혈이나 정력 증진을 위해 녹용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
김한균(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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