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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차관의 훈수받은 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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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중인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7일 '북한 핵문제 해결이 있기 전에 대북 경제협력을 자제해달라'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언급 자체는 "한국이 대북 관계를 설정할 때는 다른 다양한 분야와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점잖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 주문을 듣게되는 우리의 입장은 결코 마음 편한 것이 아니다. 곱게 보면 대북 정책 공조의 협조요구 또는 공손한 훈수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일개 차관이 한국 땅에서, 그것도 용산 미군기지에 버티고 앉아 북핵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이 예사롭게 만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이란 나라가 차관급 인사의 언급 한 마디에 좌지우지되는 그런 몰랑한 나라라는 말인가. 특히 그의 언급이 부시의 중간선거 승리에 이어 나온 것이 우리를 과민하게 만든다. 미국의 국제적 일방주의와 그에 따른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심히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어줍잖은 중간관리로부터 정부 정책에 대한 훈수를 들었어야 했으니 말이다. 그런 무안을 자초한 대북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냉정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불과 며칠 전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핵 개발 포기와 관련, "압박수단은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 말이 일주일 새 미국 차관에 의해 '웃기는 소리'란 메아리로 되돌아온 것이다.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이처럼 묵사발이 된 것은 국민의 여망이라는 힘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국민들의 생각과 무관하게 사유화(私有化)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같은 날 평양에서 열린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윤진식(尹鎭植) 남측 위원장이 '북한 핵 문제가 경제협력 활성화의 조건'이라고 못박은 점이다. 또 이에 필요한 조치를 즉각 취해줄 것을 요구한 것도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정부는 향후에도 미국 관리의 훈수를 듣는 일이 없도록 심기일전(心機一轉), 대북 정책의 내실화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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