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향 지킨 후손들 이제야 조상님 뵐 면목

"이제서야 조상님들 뵐 면목이 생겼습니다".

학록정사를 비롯 소우당.운곡당.점우당 등 산운마을 곳곳에서는 요즘 망치소리. 톱질.대패질 소리가 요란하다.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숨쉬던 고택들이 하루가 다르게 하나하나 제모습을 찾아가자 영천 이씨 문중의 어른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산운마을에 사업비 88억3천900여만원을 투입해 1차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2005년에는 조선시대 중.후기의 고풍어린 전통마을로 복원된다는 한종수 의성군청 학예사의 설명에 그들은 연신 감사를 표한다.

일제때 독립운동으로 모진 옥고를 치른 이태직(李泰稙) 선생의 손자 이병옥(李炳沃.65)씨는 "얼마나 고대해온 일이냐"며 "문중 어른들이 마을을 지킨 보람이이제서야 나타나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정해걸 의성군수는 "고택들과 서당.탐방로 등이 완전 복원되면 산운마을은 조선 중.후기 사대부 마을로 거듭 태어나게 된다"며 "앞으로 경북 중부권의 대표적유교문화 집성촌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종손 이시하 옹은 "우리가 전통을 잇고 가꿔나가야 후손들이 참한국인이 됩니다. 무릇 역사를 보면 문화의 층이 얕은 민족은 도태되기 마련이지요"라며"무분별한 서구 상업중심 사상의 만연으로 만신창이가 된 우리 문화가 안타깝기 그지없었는데 요즘 우리 것을 찾고 보존.전승하려는 기풍이 되살아나니 참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많은 분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군청.정부의 배려로 원래 모습으로 정비 복원된다니 이제 여한도 없고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말끝을 맺은 뒤마을을 한바퀴 도는 노옹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한층 정정해 보인다.

이희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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