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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언덕 위의 사랑 아니라

태산준령 고매한 사랑 아니라

갸우듬한 어깨 서로의 키를 재며

경계도 없이 이웃하며 사는 사람들

웃음으로 넉넉한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의 사랑 아니라

개운하게 쏟아지는 장대비 사랑 아니라

야트막한 산등성이

여린 풀잎을 적시며 내리는 이슬비

온 마음을 휘감되 아무것도 휘감은 적 없는

강형철 '야트막한 사랑'

동성로에 구세군 냄비가 등장한 세모이다. 육교 위 거지 모자(母子)도 여전하다. 대구역 뒤 노숙자의 방황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해가 말없이 가고 있다.

갸우듬한 어깨를 서로 기대고, 경계없이 이웃하며 사는 사람들의 넉넉한 웃음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사랑은 반드시 태산준령이나 장대비처럼 쏟아질 필요는 없다. 그냥 야트막한 산등성이 정도만 돼도 된다. 이 겨울에.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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