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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 딸과 일본인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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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투사의 딸이 일본인과 결혼을 한다면'.

KBS 1TV는 18일 '이것이 인생이다'에서 일본인과 결혼한 항일 운동가 박영선 장군의 딸 박명아씨의 드라마 같은 삶을 다룬 '아버지, 용서해 주세요'(오후 7시30분)편을 방송한다.

1960년 독립투사 박영선 장군(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의 다섯번째 딸로 태어난 박명아씨. 아버지는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분으로 지나치리만큼 재물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는 광복 후 반민특위활동을 했으나 이승만 정권 수립으로 말미암아 휘몰아친 정치 물결 속의 피해자가 되었고 그때부터 삶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후 가족들은 아버지의 무기력한 등만을 바라보며 살아야 했다.

어머니와 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현실이 두려워진 그녀는 친한 친구 오빠와 도망치듯 결혼을 한다.

그러나 남편은 집에 도청장치가 있다며 한밤에 칼을 들고 설치며 그녀의 목을 조르며 첩자라고 소리를 지르는 정신착란증 환자였다.

그후 감당할 수 없이 불어나는 약값에 시댁에서 벌린 사업까지 실패하면서 그녀는 하루종일 빚쟁이들에게 시달려야만 했다.

결국 그녀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삼청각이라는 고급 요정에서 접대부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는 손님 한 사람이 다가온다.

그러나 그녀와 그녀 가족을 구해주고자 했던 사람은 아버지의 투쟁 대상이었던 일흔의 일본인. 그녀는 그 일본인을 오또상(아버지)이라 부르며 같이 살게 되고 그 남자는 그녀의 가족까지 돌보지만 사람들의 손가락질은 생각보다 훨씬 심했다.

그와 어디를 가든 경멸 섞인 눈초리를 보냈고 심한 욕을 해댔지만 그들은 사랑으로 그 모든 시련을 극복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버지의 죽음과 박명아씨의 암 발병. 3년 동안 사투로 암을 이겨낸 그녀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

오또상도 간암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었지만 그녀의 의지와 간병 덕분에 지금껏 함께 있을 수 있었다.

박명아. 그녀는 일본인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제 그녀는 사람들과 화해하는 법도 배우고 세상을 사랑하는 법도 알게 되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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