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해설사는 하회마을의 단편적 모습과 역사적 의미만을 전달하는 안내도우미와 다르죠. 마을 전체를 감싸는 전통문화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의식조차도 관광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 99년 5월부터 안동 하회마을 관광안내 자원봉사를 해오다 지난 주말부터 '문화유산 해설사'로 새롭게 자신을 가꾸고 있는 김현자(60).조옥수(44).황숙희(46) 주부.
이제 이들에게 전업주부라는 호칭보다는 '하회마을 관광안내 지킴이' '하회마을 해설사'로 불려지는 게 더 친근감 있고 자연스럽다.
특히 김씨는 하회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20여명의 자원봉사 관광안내원과 문화유산 해설사 주부들 중 맏언니로서 관광안내 활동뿐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 충고나 배려도 떠안고 있다.
이들은 안동시가 지난 8일부터 올 연말까지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봉정사, 민속박물관 등 안동지역 주요 관광지에 배치한 35명의 문화유산해설사의 일원으로 하회마을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지역 문화유산에 대해 정확한 해설을 해주고 있다.
김현자 해설사는 "지난 99년 자원봉사 안내원으로 활동할 때보다 놀고 마시는 관광행태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지금은 관광객들이 우리 안내원이나 해설사들을 먼저 찾아 설명을 요청해 온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문화유산 해설사로 활동하는 주말과 휴일은 물론, 매주 한차례씩 자원봉사 관광안내를 맡게 되는 날이면 이른 아침부터 괜히 마음이 설레 바쁘게 서둘게 된다는 것.
"전업주부로 문화유산해설사로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나 자신의 끊임없는 계발로 삶의 활력이 되고 있다"는 조옥수 해설사는 외국인과 호남지역 관광객들을 상대로 할 때는 마치 민간외교관, 지역화합꾼이 된 기분이란다.
황숙희 해설사의 경우 자원봉사 관광안내원을 하면서 일본인 친구까지 생겼다.
2년전 민박을 구하던 일본인 관광객 가즈키씨 일행을 자신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한 것이 인연.
그 이후 서로 편지와 선물을 주고 받고 두차례나 하회마을을 더 찾아오게 하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 문화유산해설자들은 "관광객들에게 우수한 문화유산의 역사적 의미와 유래.얼 등을 정확히 설명해 줌으로써 다시 찾는 문화유적체험 관광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안동지역을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대단하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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