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가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지구는 둥글지?" "그건 왜 묻니?" "바닷물은 어째서 지구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아요?" "바닷물이 지구 밖으로 왜 흘러내려?" "봐. 공에 묻은 물은 흘러내리잖아요" "바닷물은 그렇지 않아. 흘러내리면 큰일나게" "왜, 뭐가 큰일 나는데요?" "쓸데없는 것 묻지 말고 공부나 해. 숙제 다 했어?" 아이는 머쓱해진다.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한다.
이 아이는 장차 대단한 과학자가 될 소질이 풍부해 보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어머니가 소질을 길러주는 건 고사하고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의 싹을 형편없이 잘라버리고 있다.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가득찬 존재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세상 모든 것들이 신기하고, 이상하며, 감탄의 대상이다.
그래서 유아들은 방안을 기어다닐 수 있게 되면 무엇이든 만져보고, 던져보고, 입에 넣어 본다.
호기심이라는 욕구를 채우기 위한 탐험활동인 것이다.
이럴 때 부모들은 대수롭지않게 아이의 창의력이나 상상력을 죽여버린다.
첫째, 물건에 손을 대보지 못하게 하고 구경만 하게 한다.
둘째, 구경도 못하게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있는 모든 것을 치워버린다.
화장대, 책상, TV스위치 등을 모두 치운다.
셋째, 아이를 업어주거나 자주 재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물음표로 입학해 마침표로 졸업한다는 말이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이 가득하고 창의의 눈빛이 반짝이는 어린아이였으나,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호기심과 상상력은 죽어버리고 정답만을 찾게 되고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아이로 변해버린다는 이야기다.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비판과 토론, 호기심, 탐구, 질문 등을 해 보지 못하고 순응과 수용, 인정, 규칙, 질서, 전체 등에 묻혀 사고가 굳어지고 조숙해져 버린다.
애어른이 돼어 호기심은 사라지고 창의성은 매장돼 버린다.
이제 이런 낡은 교육의 패러다임은 깨져야 할 때다.
이동원(대구시 교육청 초등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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