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개혁은 거북이 걸음이 아니라 아예 '거북이 낮잠자고 있는'형국이다.
정치개혁은 '정당개혁'에서 출발한다.
그런데도 정당개혁은 출발할 생각이 없다.
당내분(內紛)때문이다.
여기다 노대통령의 특검법 공포에 대한 원망, 특검협상에 따른 이견(異見)으로 근 한달을 허비했고 또 얼마나 더 허비해야 할지 기약이 없다.
당초 여야는 다투어 당(黨)개혁특위를 만들어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원내정당화 등 개혁의 목소리를 냈다.
그것은 '립서비스'에 불과했다.
국민의 눈이 무서워서 '흉내'는 냈지만 곧바로 와글와글 이해다툼으로 흘러버렸다.
개혁의 본질은 달아나고 없고 이젠 특검이란 먹이감을 놓고 여야간, 한식구들끼리 다투고 있으니 딱하다.
민주당은 이달초 임시지도부 구성과 지구당 위원장제 폐지 등을 골자로한 당개혁안을 만드는 듯했으나, 신주류와 구주류의 '헤게모니'다툼으로 지금도 티격태격이다.
한나라 역시 1인 직선대표제만 합의했을 뿐 16개 시·도 지역대표(운영위원)선출방식을 놓고 보수중진과 개혁소장파들이 다투는 통에 개혁논의 자체가 실종됐다.
두 당 모두 다툼이 더 깊어져 이혼하는 사태가 안올까 모르겠다.
본란은 정치개혁의 요체가 고비용 저효율의 정당구조의 혁파, 정당의 민주화에 있음을 거듭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여야는 지난해 11월 이후 '집권전쟁'에 매달려 정치관계법 개정문제를 무려 5개월이나 팽개쳐 놓았다.
선거법도, 정치자금법도, 부패방지법도 모두다 외면했다.
이런 것들을 쓸어담아, 꿰매고 붙이고 바꾸려면 '정당개혁'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게 거북이 낮잠자듯 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노 대통령은 5년내내 개혁하겠다고 했지만 그건 희망사항이다.
새 권력의 개혁도 오래끌면 지지를 상실하는게 정치의 속성이다.
올 가을이면 이미 총선정국이다.
체질개선 없이는 이번 총선에 승리는 없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당장 정당개혁에 나서라.
댓글 많은 뉴스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