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우리의 혹성이 생태적인 대재앙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녹는 빙하, 상승하는 대기 온도, 기상 이변, 곡물 흉작 등 거의 모든 현상이 용서할 수 없는 갖가지 행위를 일삼는 인간들의 잘못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지구의 기후 변화는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게 우리를 위협하고 있지는 않은지.... '대자연의 반란'이라고 봐야 할 기상 이변은 지구의 자전축이 이동하는 등 우주 자체의 변화에 더 큰 요인이 있다면, 인간은 그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어져버릴까.
▲봄이 오기도 전에 개나리·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가을 길가를 메웠던 코스모스는 여름이 채 끝나기 앞서 만개하는가 하면, 가을철에 즐겨 찾던 포도는 여름 과일로 그 자리를 옮겨 버렸다.
뚜렷한 사계절이 자랑거리였던 우리나라에 이렇듯 계절을 앞질러 다가오는 이상현상들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지는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오는 2060년쯤에는 사계절 구분이 더욱 희미해져 여름이 길고, 봄·가을·겨울이 짧아지며, 장마가 길고 태풍도 잦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연세대 자연과학부 김정우 교수는 '한국의 미래 기후'라는 강연을 통해 50년쯤 뒤 한반도의 기온은 지금보다 평균 3도 정도 올라가고, 강수량은 3~4% 늘어나며, 장마와 태풍이 더 강하고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여름이 길어지고 다른 계절은 짧아지며, 날씨도 더워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구의 온난화와 함께 수만년 단위로 조금씩 움직이는 지구 자전축이 태양 광선을 더 많이 받는 각도로 이동하기 때문이며,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태풍도 현재의 2~3개보다 많은 3~5개가 영향권 안에 들 거라는 예측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지난 100년 동안 1.5도 상승, 지구의 평균 상승치(0.6도)보다 높아 192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엔 봄이 18일, 여름은 9일 앞당겨진 반면 가을 4일, 겨울은 8일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지금까지 더위보다는 추위와 싸워 왔으며, 온난화 덕분에 사망률이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기후의 변화는 오랜 생활의 리듬을 깰 뿐 아니라 큰 재앙을 동반할 수 있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장마와 태풍이 더 길고 잦을 거라는 예측은 전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근년 들어 게릴라성 폭우와 태풍이 할퀴고 간 재해를 여러 차례 뜨겁게 경험하지 않았던가. 아무튼 재해에 대해서는 하늘에만 맡길 수 없는 노릇이므로 예방 차원에서 최선의 방책을 세우는 일만이 우리의 몫이 아닌가 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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